전국 의대 교수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촉구하며, 이번주부터 하루 휴진 또는 사직에 들어간다.
대구에서는 4개 대학 의과대학 중 계명대학교 의대 교수들이 오는 5월 3일 하루 '휴진'을 결정했다. 나머지 3개 대학병원은 정상적으로 진료한다.
대구권 4개 대학(경북대·영남대·계명대·대구가톨릭대)에 29일 확인한 결과, 경북대·영남대·대구가톨릭대는 의대 교수들이 휴진하지 않는다. 반면 계명대 의대 교수들은 오는 5월 3일 하루 동안 휴진하기로 했다.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4월 25일 비대위 총회를 열고 오는 5월 3일 응급·중환자 진료를 제외한 외래진료·수술 등의 휴진을 결정했다. 추후 진료 재조정이나 주기적인 휴진 일정에 대해서는 교수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을 거쳐 논의할 계획이다.
비대위는 "과로로 인한 '번아웃'(Burnout,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피로로 직무에서 오는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리는 증상)과 스트레스 상승으로 교수들의 체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환자의 안전 진료 보장과 교수의 진료·수술역량, 건강 유지를 위해 교수의 자율적이고 개별적 선택에 따라 5월 3일 하루 외래진료와 수술을 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계명대 의대에는 모두 211명의 교수가 근무하고 있다. 대학본부는 이 중 160~170명이 비대위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사직서는 의대 학장이 갖고 있으며, 아직 대학본부에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명대학교 홍보팀 관계자는 "비대위가 행정팀이나 교무처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 아니라, 의대 학장에게 제출했다고 밝혔기 때문에 학교 측에 공식적으로 접수된 사직서는 없다"면서 "행정적으로 절차가 이뤄져야 몇 명이 사직서를 냈고, 사표가 수리됐는지 파악할 수 있는데, 정확한 인원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경북대, 영남대, 대구가톨릭대 등 나머지 3개 대학병원은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나 휴진 등의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학교 대외협력홍보과 관계자는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가 접수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대병원 측도 "의대 교수들의 휴진은 없는 것 같다"며 "진료도 계속 해오던 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남대학교 홍보팀 관계자는 "학교 측에 공식 접수된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는 없다"면서 "영남대의료원에도 확인한 결과 잡혀 있는 휴진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대구가톨릭대 홍보팀 관계자는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낸다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실제로 제출된 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대 교수들의 휴진에 대비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추가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휴진 등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하기보다, 대화와 설득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9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군의관·공보의 등 추가 인력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의대 교수들이 사직·휴진으로 현장을 비우게 되면 진료 공백이 예상되기 때문에,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의사 집단행동에 대한 법 위반 검토에 대해서는 "정부로서는 모든 부분에 대해 법적 검토를 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면서도 "교수들이 하루 휴진하는 부분은 현장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수들에게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무작정 법의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가급적이면 환자의 곁을 지켜달라는 호소의 말씀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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