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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소아과' 전공의 0명, 필수과목 반토막...국감 "지역의료 어쩌나"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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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국감] 교육위, 경북대병원
의정 갈등 1년 6개여월 만에 
전공의 충원율 80%→60%
경북대 47.4%, 강원대 35.1%
흉부외과 1명, 외과·심장 0명
백승아 "지역민 건강권 우려"
"현장 교수들 번아웃, 이탈"
양동헌 "처우개선, 재정·환경지원"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국회의원이 경북대병원 필수 전공의 인력 부족 사태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2025.10.22)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국회의원이 경북대병원 필수 전공의 인력 부족 사태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2025.10.22)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0명. 흉부외과 전공의 1명. 

경북대학교병원에서 현재 근무 중인 필수 과목 전공의 숫자다. 강원대병원 상황은 더 심각하다. 외과와 심장혈관 흉부외과를 통틀어 전공의가 한 명도 없다. 지역 의료의 처참한 실태다. 

윤석열 정부의 '의정 갈등(의료 대란)' 이후 더 심해진 지역 의료 현실을 놓고 국감장에서 깊은 한숨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40.비례대표) 의원은 22일 국회 교육위의 경북대병원 국감에서 "윤석열 정부의 졸속 의대 정원 증원 사태 후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1년 6개월 만에 돌아오고 있다"며 "하지만 국립대병원 전공의 수 부족은 의정 갈등 이전보다 심해져 지역 필수 공공의료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에 따르면, 의정 갈등(2024년 2월 1일)  전인 국립대학교 병원들의 평균 전공의 충원율은 85.6%였다. 하지만 의정 갈등 이후(2025년 8월 7일)인 올해 하반기 기준 충원율은 68.3%로 크게 떨어졌다. 

경북대병원과 강원대병원 등 이날 국감을 받은 국립대병원 모두 의정 갈등 전 전공의 충원율이 평균 80%대였지만, 의정 갈등 사태를 거치면서 최근엔 충원율이 60%대로 크게 추락했다. 

필수 과목 상황은 더 심각했다. 경북대병원의 필수 과목 전공의 충원율은 47.4%, 강원대병원은 35.1%까지 떨어져 지역 간 큰 격차를 보였다.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0명, 흉부외과 전공의는 1명에 불과했다. 강원대병원의 경우 외과, 심장혈관 흉부외과 전공의는 0명이다. 응급의학과 전공의도 없었다.  

백 의원은 "지역민들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필수과 전공의가 없으니 현장 교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번아웃과 이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2차 피해를 우려했다.  

이어 "학생 교육이나 임상 연구회도 제대로 역할을 못 할 악순환이 반복되는 걸로 보인다"면서 "지역 국립대병원 원장들은 지역 필수과 전공의 수가 부족해지는 문제의 해결 방안이 뭐라고 보냐"고 물었다. 

양동헌 경북대병원장이 
양동헌 경북대병원장이 국정감사 현장에서 전공의 처우개선과 환경지원 등을 호소하고 있다.(2025.10.22)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양동헌 경북대병원장은 "전공의가 지역 의료 미래"라며 "전공의가 부족하면 당장은 표시가 나지 않지만, 전문 과를 더 이상 운영 할 수 없다. 그 문제가 지속돼서 5년~20년이 지나면 지역민 의료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때문에 "지금 가장 중요하고, 굉장히 시급성이 큰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병원도 노력해야겠지만, 정부도 같이 노력해야 한다"면서 "전공의 처우개선이 필요하다. 필수 의료 관련 재정적인 지원을 비롯해 교육환경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소아과나 응급실 등 의료사고, 의료분쟁과 관련해 부담감을 줄이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우동 강원대병원장도 "이런 질문이 너무 감사하다"며 "아픈 데를 찌른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5천만 국민이 같이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답을 못 찾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저희가 먼저 양보해야 된다는 사명감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현실 지원책으로 필수 의료 분야 인건비 지원과 같은 재정 지원과 인력들이 배출되고 정착할 수 있는 행정적인 지원을 하는 건 중요하다"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한마디로 너무 지친 마음과 아픈 마음을 갖고 있는 양쪽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다시 한 번 마음을 잡는 것이 가장 먼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 백 의원은 경북대병원 443억, 강원대병원 156억원 재정 적자에 대한 "자구책 마련"을 촉구했다. 

의정 갈등이란 윤석열 정부가 2024년 추진한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에 반발해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학교와 병원을 떠나면서 발생한 의료 대란이다. 당시 정부는 증원 이유로 적은 의사 수를 들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기준 국내 인구 1,000명당 임상 의사 수(한의사 포함)는 2.6명으로 30개 회원국 중 멕시코(2.5명) 다음으로 가장 적다. 의사를 단번에 늘려 의료 서비스 수요를 공급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의료계는 당사자들을 배제한 일방적 증원, 지방과 필수의료를 외면한 정책이라고 반발했다. 이 사태로 의료 인력에 큰 공백이 생겨 현장 진료에 차질이 생겼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갔다. 정권교체 이후 전공의들이 복귀했으나 지방 피해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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