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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3호선'을 보는 언론의 두 시각
감사원 감사 결과 / '논란'과 '주장', 혹은 '쟁점' 공론화
2013년 05월 07일 (화) 12:30:48 평화뉴스 pnnews@pn.or.kr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을 비롯, 서울(우이∼신설), 의정부, 용인, 광명, 인천도시철도 2호선 등 6개 도시 경전철 사업이 문제투성이라고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4월 30일)는 해당 사업이 전면 재검토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점, 그 심각성이 해당 지역에서는 지하철에서부터 되풀이돼 이골이 날 정도로 뿌리 깊다는 점, 그러면서도 감사원의 칼날 같은 지적이 오히려 도전을 받을 정도로 언론공학 기법을 빌려와 심상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 심각한 사건이었다. 왜 그럴까? 원인을 따져보면-원인을 짚는 것은 비평의 본령 가운데 하나이므로- 바로 해당 지역 메이저(기득권) 언론-공무원의 합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경전철, 만들자마자 무더기 '운영난'

먼저 감사원이 경전철을 감사해서 발표한 정당성 여부부터 따져본다. 경전철은 의정부, 용인, 인천 등 어느 곳에서나 이미 사고뭉치임이 드러났다. 불과 몇 킬로미터의 거리인데도 800억 원이 들었고 긴 곳(25km)은 수조 원 단위의 혈세가 투입됐는데도 탈 승객을 부풀렸고 경전철을 비싸게 구입했는가 하면 안전성이 끊임없이 문제가 돼 왔다. 무리한 사업 확장과 부채는 경전철이 운행되는 곳이면 단골 문제점. 운행할수록 적자가 커지니 만들고도 개통을 못하거나 승객 수가 너무 적어 김해처럼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고, 의정부처럼 민간업체가 사업포기 의사를 밝힌 곳까지 나왔고, 아예 광명처럼 경전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 지역에까지 이르렀다.

대구, 자본잠식률 한강이남 최고

대구는 이미 지하철 건설에 승객 수요를 과대하게 부풀려 2조원이 넘는 건설부채를 안고 출발한 곳. 이 부채는 현재 대구시의 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각 도시철도공사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해 25일 발표한 자료(『지방공기업 재무현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대구도시철도공사 등 7개 지하철공사는 2011년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44%를 기록했다. 7개 도시철도공사의 자본금은 32조2000억 원이었으나 자기자본은 18조1000억원만 남았다(자본잠식이란 적자폭이 커서 이익잉여금이 바닥나고 자본금까지 잠식되기 시작한 상태를 의미한다).

7개 지하철공사의 누적결손액은 2011년 말 현재 14조6천억  원. 대구도시철도공사, 인천교통공사, 광주도시철도공사, 대전도시철도공사의 매출원가율은 212~585%로 수익성은 극히 취약했다. 7개 공사의 금융부채는 4조6천억 원.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자비용만 한해 915억 원에 달한다. 최근 5년 동안 7개 공사에 쏟아 부은 지자체의 지원액만 9조원 규모. 어느 모로 봐도 주요도시 경전철은 건설에서 운영에 이르기까지 극히 불량한 궤도를 달리고 있다. 예산정책처는 이들 4개 지하철공사의 적자경영 원인은 높은 비용구조라기보다는 적은 승객 수에 따른 매출부진이라고 설명했다. 

지하철공사별 자본잠식률(단위:%)
   
▲ ∎자본잠식률=1-(자본/자본금)×100 ∎자료 : 각 지하철공사의 감사보고서를 이용, 국회 예산정책처가 작성(출처 : 이투데이 홈페이지)

그러면 대구의 상황은 안전한가? 자본잠식률 관련 표에서 보듯이 대구는 불량률 전국 3위, 한강이남 최고다. 가히 위기상황을 치닫고 있다. 그러면 대구의 메이저 신문과 TV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포함해서 경전철 건설을 어떻게 다루고 있고 다뤄 왔는지 보자.

   

   
▲ <매일신문> 2013년 4월 30일자 1면
   
▲ <매일신문> 2013년 5월 1일자 3면(종합)

신문·방송, 감사결과 소극·단면 보도

위 표에서 드러나듯이 대구의 메이저 일간 신문 2개와 KBS대구, 대구MBC는 감사원의 경전철 감사 결과 발표를 기자보도 하지 않을 만큼 소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다가 대구MBC는 5월 6일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를 안전성 문제에 초점을 맞춰 기자보도 했다. 두 보수 일간신문의 보도는 언뜻 사실보도처럼 비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감사원의 심각한 지적을 ‘먼 산 불 보듯’, 아니면 ‘남의 말 전하듯’ 따옴표 보도(“ ”)로 다뤄 독자들에게 감사 결과 발표가 바로 전달되는 충격을 둔화, 또는 회피시키려 하고 있다. 매일신문의 보도는 제목만 보면 ‘차량선정 특혜’만 문제점이 있는 듯이 비친다. 본문 보다 조금 큰 크기로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통행수요 예측도 잘못/사업비 5,700억 낭비」라고 곁들였으니 말이다.

   
▲ 대구MBC 뉴스데스크(2013.5.6)

감사결과 '주장'으로 격 낮춰

영남일보의 보도는 2중성이 더 두드러진다. 우선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를 ‘논란’으로 격을 낮춰 다뤘다. ‘논란’이란 시비가 맞섰을 때 하는 표현이다. 「감사원 “수요과다 산정”…대구시 “사실과 달라”」란 작은 부제목은 그 ‘논란’을 ‘주장’으로 맞세웠다. 어디를 보나 독자들이 헷갈리기 딱 좋도록 만들었다. 신문의 주장인 사설을 보면 더욱 그렇다.

"대구시의 반박·해명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감사원의 지적도 무턱 댄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감사과정에서 충분히 납득시켰다면 이런 감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 아닌가"

   
▲ <영남일보> 2013년 5월 2일자 사설(27면)
   
▲ <영남일보> 2013년 5월 1일자 1면

시시비비 보도와 큰 거리

신문이나 방송은 나름대로 판단하는 시각에 따라 보도한다. 그러니 A방송은 옳게 다뤘고 B신문의 보도는 글렀다고 단정하지 못한다. 그러나 A방송, B신문의 보도를 판단할 때 독자들이나 시청자들이 들러리는 아니다. 보도 대상과 관련해 A방송, B신문이 얼마나 시시비비 태도로 접근하고 있느냐를 보면 문제는 복잡하지 않다. 비근한 예로 ‘4대강’을 다룰 때 매일신문과 영남일보는 보 건설에 초점을 맞춰 보가 윤곽이 드러나자 아예 대형 컬러 사진으로 보도했다(매일신문 2011년 10월 20일자 2면, 영남일보 2011년 11월 9일자 13면 / 2011년 10월 17일자 3면).

   
▲ <영남일보> (왼쪽) 2011년 11월 9일자 13면(지역) / 10월 17일자 3면(종합)

환경·생태 파괴, 평생을 농사에 매달려온 강 부근 농민들이 물로 인해 파산지경의 고통을 겪는 데(대구MBC 2011년 11월 7일 뉴스데스크, 「‘오리발’에 농민들 분통」을 다룬 것처럼) 과연 보를 다룬 만큼 관심을 기울였던가? 이것은 방송도 마찬가지. TBC는 보와 관련한 보도는 중계방송을 하듯 다뤘고(「낙동강 칠곡보 개방 행사」(2011년 11월 10일 아침뉴스), 「낙동강 낙단보 오늘 개방」(2011년 11월 12일 아침․ 프라임뉴스), 「내일 상주보 개방행사」(2011년 11월 15일 아침뉴스). KBS대구도 마찬가지였다(2011년 11월 16일 뉴스9, 「낙동강 상주보 개방행사 열어」).

도시철도 '홍보맨'?

도시철도 3호선과 관련해 매일신문은 이미 「“도시철도 교각 예쁘게 꾸밉시다”」(2011. 11. 17. 2면) 기사를 통해 지방정부(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의 유능한 홍보맨 구실을 했고 그에 앞서 도시철도건설본부의 모노레일 상량식을 5단 대형 컬러사진과 함께 3단 제목을 붙여 1면을 호화판으로 보도한 바 있다(2011. 9. 6. 「3호선 궤도빔, 교각에 오르다」).

   
▲ <매일신문> 2011년 11월 17일자 2면(종합)

   
▲ <영남일보> 2011년 11월 18일자 3면(종합)
영남일보도 뒤질세라 도시철도 홍보맨 구실을 했다(2011년 11. 18. 3면, 「대구도시철도 3호선 교각/어떤 디자인이 좋을까요」). 바로 이점에서 대구의 메이저 신문 독자들은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의 문제점」이 언론-공무원의 합작품이라고 보지 않을까?
 
영남일보 사설의 문제점은 양비론으로 접근하는 데다 ‘감사과정에서 충분히 납득시켰다면 이런 감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 아닌가.’ 부분에서는 ‘대구시민들이 이용할 도시철도 3호선’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마치 설득과 이해로 해결될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구시민은 어떻게 보든, 대구시민이야 얼마나 세금으로, 요금으로 ‘봉’이 되고 안전으로 얼마나 위험에 직면하든 그런 건 문제가 아니란 태도다. 도시철도 3호선의 문제점을 안이하게 보기 때문이 아닐까?

쟁점 공론화 나선 기자들

언론의 사명은 균형감각의 비판보도라고 할 수 있다. 도시철도 3호선과 관련해 TBC라고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의 홍보맨 구실을 한 사실은 도시철도 3호선 관련 보도 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도 TBC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를 앞질러 3월 21일 프라임뉴스에서 문제점을 예측하고 집중 보도(「적자 예상…민간위탁 검토」)하는 한편 「시사토론」(3. 21. 「도시철도 3호선 집중점검」)에 올려 시민생활에 크게 영향력을 미칠 쟁점을 공론화 했다.

   
▲ TBC 시사토론(2013.3.21)

TBC가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가 나오기 전 다룬 내용은 수요 과다 예측, 적자 누적 예상-3호선 하루 수송 인원 1·2호선의 25%∼37% 선-등이었다. 감사원이 감사결과를 발표한 결과 TBC가 집중 보도한 내용(문제1 “도시철도 3호선 통행수요 예측 잘못”, 문제2 수요변동 요인 있는데도 수정 없이 추진, 문제3 차량형식 바꾸면서 사업비 낭비,  문제4 기지입지 관련 재해방지대책 소홀, 감사원, 공사비 절감방안 마련 통보)은 거의 적중했다. 문제를 보는 시각, 다루는 태도가 회피적이거나 편향되지 않았음을 보여준 것이다.

'언론공학' 아닌 진실 찾기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언론종사자들은 언론권력에 몸을 담은 기득권자로서 시사를 해석, 보도할 것인지, 아니면 전달해주는 정보에 의지해 비정규직을 벗어날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이라고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평범한 대구시민이 맞닥뜨려야 하는 현재와 앞날의 숱한 환경과 조건을 균형감각으로 비판보도 할 것인가 결정을 해야 한다. 그 균형감각, 비판보도는 양비론, 독자·시청자들을 들러리로 세우거나 권력자들의 기호에 영합해 동원하는 그런 것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균형감각의 비판보도는 결국 탐사보도로 이어져야 한다.

문제를 언론공학적으로 다루는 언론권력층의 신분이 아니라, 문제를 찾아 직면해서 역사 속에서 정의와 긍지를 찾는 독자·시청자들에게 진실을 헌상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언론장인의 정신. 그리고 그들이 있으므로 독자·시청자들이 언론이 제공한 정보를 신뢰하며 일상의 생업에 종사하는 이웃들. 그게 바로 우리 대구의 꿈이 아닐까.

탐사보도-작은 가능성의 교훈

그 작은 가능성을 대구의 보수(수구적인) 신문·방송이 아니라 텔레비전 방송에 종사하는 몇몇 기자들이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문제점」을 찾으려고 보여준 노력에서 찾을 수 있었다. 탐사보도의 정신은 막을 수도 없고 멈춰서도 안 된다. 대구의 수구적인 언론 환경에서 그나마 깨어있는 언론인/언론상이 보여준 교훈이라면 교훈일 것이다.

   





[평화뉴스 미디어창 231]
여은경 / 대구경북민주언론시민협의회 사무처장. 전 대구일보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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