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눈물과 분노의 한달..."결코 잊지 않겠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4.05.1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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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대구 5백여명 촛불..."내각 총사퇴ㆍ진상규명특별법 제정, 박 대통령 책임져야"


'세월호 참사' 한달째인 16일 시민 5백여명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섰다. 가슴에 노란리본을 단 시민들은 "잊지 않겠습니다", "진상을 규명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침통한 심정을 보였다.

대구경북지역 68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세월호 참사 대구시민대책위원회>는 16일 저녁 대구백화점 앞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추모・실종자 무사귀환 염원・정부 규탄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시민 5백여명이 참석했으며 신재화 대구노동세상 사무처장 사회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잊지 않을게 행동할게" 피켓을 든 시민(2014.5.16.대구백화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잊지 않을게 행동할게" 피켓을 든 시민(2014.5.16.대구백화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촛불집회에는 지난 한달간 진행된 세월호 관련 대구지역 집회 중 가장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촛불을 켜고 집회 전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하고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촛불집회에서는 시민들의 자유발언과 추모공연이 이어졌고 집회 후에는 동성로 일대에서 침묵행진을 이어갔다.

시민들은 슬픔과 애도를 넘어 박근혜 정부에 대한 강한 분노를 나타냈다. 특히 시민들은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 있는 사과' ▷'내각 총사퇴' ▷'성장 중심의 규제완화 중단'을 촉구하며 "박 대통령이 참사의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한달째인 16일 저녁 대구백화점 앞에서 '희생자 추모・실종자 무사귀환 염원・정부 규탄 촛불집회'가 열렸다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한달째인 16일 저녁 대구백화점 앞에서 '희생자 추모・실종자 무사귀환 염원・정부 규탄 촛불집회'가 열렸다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세월호대구시민대책위는 이와 관련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대책위원회'가 정부에 촉구하고 있는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서명운동을 이날 동성로에서 벌여 모두 4천여명의 시민 서명을 받았다.

4월 16일 승객 476명을 태운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5월 17일 오후 4시 현재, 탑승자 476명 중 285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됐으며 172명이 구조됐다고 집계했다.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시 수학여행을 떠난 경기 안산시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의 피해가 커 슬픔이 커지고 있다.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고교생들(2014.5.16.대구백화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고교생들(2014.5.16.대구백화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참사 한달이 지났지만 이날 촛불을 켠 중・고교생들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 현실에 울분을 토했다.

군위중 3학년 이은정(15)양은 "3백명에 이르는 언니, 오빠들이 차가운 바닷 속에서 희생됐다는 사실이 아직 믿기지 않는다"며 "하루를 더 큰 눈물과 분노 속에 보내고 있다"고 했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왜 대통령은 한명도 살리지 못했는지 학생인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배웠는데 한달 동안 그 믿음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원화여자고교 2학년 김희정(17)양도 "학교에서 배운대로 어른들의 말을 따랐을 뿐인 친구들이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다"면서 "분노, 좌절, 통곡, 고통스러웠던 지난 한달의 시간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실종된 친구들이 하루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서명운동'(2014.5.16.대구백화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서명운동'(2014.5.16.대구백화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교사들도 지난 한달간의 슬픔을 분노로 나타냈다. 천재곤 전교조대구지부장은 "세월호 침몰로 3백여명이 희생된 대한민국, 그날 이후 학교도 나라도 무너졌다"며 "국민과 어린아이들은 국가의 존재의 이유에 대해 국가에게 그리고 교사인 우리들에게 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론은 정부의 입맛에 맞는 기사만 쏟아내고, 교사들에게는 어떤 비판도 하지 못하도록 입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며 "침묵을 강요하는 한 제2・3의 세월호 참사는 계속 발생할 것이다.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김원중(47)씨는 "18살 딸아이의 아빠로, 이 나라의 국민으로 지난 한달간 대통령은 어디에 있어나. 국민들이, 그 어린 생명들이 바닷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릴 때 도대체 정부는 뭘했는가 묻고싶다"면서 "살릴 수 있었다. 그렇게 믿았다. 대한민국이 이런 재난쯤은 수습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끔찍한 지난 한달을 보내며 이제는 더 이상 정부를 기다릴 수도 용서할 수도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종이배 모형에 노란리본 수백개가 걸렸다(2104.5.16.대구백화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종이배 모형에 노란리본 수백개가 걸렸다(2104.5.16.대구백화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세월호 참사 대구시민대책위원회>는 대구행복아이쿱생협과 대구여성광장 등 6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됐으며, 지난 13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범했다. 대책위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실종자에 대한 조속한 수습 ▷피해자를 위한 지속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할 때까지 매일 저녁 7시 대구백화점, 상인동 홈플러스, 북구 칠곡, 수성구 동아백화점, 대명동 계명대 돌계단, 용산역 3번 출구 앞 등 모두 6곳에서 세월호 참사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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