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으면 살아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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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희 칼럼] 기후위기에 맞서 당장 행동하는, 정책과 대안을 가진 대통령이 필요하다


"죄송한데 저희 말이 어렵나요? 저희가 하려는 말은 지구 전체가 파괴될 거란 얘기예요.
지구가 파괴된다는 소식은 재밌으면 안 되는 거예요. 무섭고 불편해야할 소식이라고요"

뉴스쇼에 출연한 케이트는 TV 카메라를 향해 소리치다 뛰쳐나가고 만다.  지구를 향해 다가오는 혜성을 발견하고 혜성충돌의 위험을 알리던 케이트의 절규는 밈으로 희화화되어 전국민의 우스개거리가 되었다.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의 한장면이다.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은 이미 전세계에서 중요한 아젠다가 되었다. 세계적인 팬데믹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지구적인 경고장을 받아든 인류에게 “멈춤과 전환”은 피해갈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하지만 문제는 일상은 여전히 그대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대량생산과 소비는 시민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고, 이윤과 시장경제 논리는 기업과 정부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혜성 충돌이라는 죽음의 초대장을 받아들고서도 지지율과 돈벌이와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해서 죽음의 초대장을 이용하기에 혈안이 된 영화의 장면과 우리의 현실은 똑같다.

"RE100이 뭐죠?"
대선토론에 나온 한 후보자가 받은 질문을 알아듣지 못하고 다시 되물은 장면이 사람들 입에 연신 오르내리고 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그것도 모르느냐고 자질이 없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고, 모를 수도 있지 대통령이 모든 걸 다 알아야하느냐고 옹호하는 이들도 있다. 사실, RE100이라는 용어를 아느냐 모르느냐를 가지고 대선 후보의 자질을 운운하다는 것은 좀 섣부른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어떤 해답과 대안을 가지고 있느냐이다.
 
사진 출처. KBS뉴스 [사사건건] < RE100이 뭐길래?..."노동이사제 깊이 생각해 결정">(2022.2.5) 방송 캡처
사진 출처. KBS뉴스 [사사건건] < RE100이 뭐길래?..."노동이사제 깊이 생각해 결정">(2022.2.5) 방송 캡처

"재생에너지 100% 저는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RE100에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질문에 그 후보자가 한 대답이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이 대답은 대통령 후보로서 자질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기업의 지표이지만,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인식과 태도가 이 대답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 후보자에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무엇이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영역은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만 하겠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은 말로 들린다.

지구온난화의 가속과 기후위기 시대, 수많은 SF에서 그려지는 디스토피아는 인류에게 눈앞에 닥쳐온 미래다. 우리는 기후위기 앞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을 계산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기후위기에 맞서 당장 행동하는, 지금의 속도를 멈추고 전환을 선도하는 정책과 대안을 가진 대통령이 필요하다.

 
 
 






[신동희 칼럼 2]
신동희 / 꿈꾸는마을도서관 도토리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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