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1년 동안 대구시 복지 정책이 실종됐다는 쓴소리가가 나왔다.
잦은 조직개편, 빈약한 복지정책, 기금·인권위원회 폐지, 채무 감축 우선 기조를 이유로 들었다.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지난 10일 오후 경북대학교병원 세미나실에서 '홍준표 대구시정 1년 복지평가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주제는 '불평등·돌봄의 위기, 기로에 선 복지'다.
패널로 김태우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부위원장,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이경은 경북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전근배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이 참석했다. 박준철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대구지부 공동대표 사회로 2시간 가량 진행했다.
토론자들은 홍준표 시장 취임 1년간 추진한 긴축재정, 지출구조조정, 조직개편이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돌봄과 인권 차원에서 대구시정을 되돌아봤다.
발제를 맡은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홍 시장이 어떤 생각과 철학을 근거로 복지정책을 펴지 엿보는 1년이 돼야 하는데 너무 부족한 부분이 많아 아쉽다"고 밝혔다. 특히 "1년간 대구시가 생산해낸 복지정책은 1건에 불과하다"면서 "나머지는 대구시 시민건강국 폐지, 각종 위원회·공공기관 통폐합, 복지예산 축소와 지출 구조조정으로 복지 분야에 악영향을 줬다"고 비판했다.
▲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이 발제하고 있다.(2023.7.11) / 사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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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기존 보건복지국으로 운영하던 행정조직을 코로나19 확산 시기 복지국과 시민건강국으로 분리했다. 복지 담당 부서는 규모도 커지고 예산도 늘었다. 하지만 홍 시장은 취임 이후 시민건강국을 복지국으로 흡수시켜 보건복지국으로 개편됐다. 시민사회는 "보건복지 행정조직 축소"라고 우려했다.
지역의 약자와 소수자들을 지원하는 각종 기금들도 폐지햇다. 대구시는 홍 시장 취임 후 채무 감축을 목적으로 사회복지기금, 양성평등기금, 남북교류협력기금, 농촌지도자육성기금 등 모두 9개의 기금을 한꺼번에 폐지했다. 대구시 인권위원회도 폐지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대구시가 유일하다.
전근배 대구장차연 정책국장은 "홍 시장은 임기 내 채무 1조5,000억원을 감축한다고 밝힌 뒤 강도 높은 공공기관 통폐합, 사회적 약자 기금 폐지,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며 "그 결과 필수적으로 늘어나야 할 복지 예산을 늘리지 않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또 "본인 정치 관심사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 무관심으로 일관해 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을 배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구시 복지부서 축소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태우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은 "사각지대 발굴과 위기가구 지원을 위해 신설된 희망복지과가 복지정책과로 흡수·통합된 건 아쉽다"면서 "2023년 상반기 조직개편에서 복지를 전담하는 부서가 축소돼 더 빨리 찾아내고, 더 넓게 참여하고, 더 두텁게 보장한다는 목적에서 멀어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대구시가 인권 시정을 하기 위해서는 인권조례를 개정하고, 인권센터를 만들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경은 경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7개 시도 중 대구시만 인권위원회를 폐지했고, 광역단위에서는 대부분 인권센터를 만들거나 인권담당관을 두는데 그마저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내용이 부실한 인권조례를 개정해 지역사회에서 인권 보호·증진을 위한 정책수립으로 인프라를 만들고, 독립적 인권센터를 둬 광역단위에서 제대로 된 인권 시정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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