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1년, 인권퇴행"...대구 시민단체 '독립인권기구' 추진

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 입력 2023.06.2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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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전국 지자체 유일 '대구시인권위' 폐지
사회복지·양성평등·남북교류 등 9개 기금 '순삭'
대구퀴어축제 '반대', 공무원과 경찰 이례적 충돌
"지역사회 인권 전반적 후퇴" 별도의 인권기구 만든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지자체 내 대구시 인권위원회를 폐지.
대구퀴어문화축제 집회 반대. 공무원 500명을 동원한 경찰과의 충돌. 
사회복지기금, 양성평등기금, 남북교류협력기금 등 9개 약자 기금 순삭.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1년. 시민단체들이 인권이 후퇴했다며 독립적 인권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는 20일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 대구인권교육센터에서 '대구시민 인권대토론회'를 열었다. 김승무 인권실천시민행동 대표 사회로 2시간 진행됐다.
 
대구시민 인권대토론회(2023.6.2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대구시민 인권대토론회(2023.6.2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토론은 ▲장애인 ▲노인 ▲성소수자 ▲여성 ▲청소년 ▲이주민 ▲노동자 ▲HIV 감염인 등 8개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패널로 남은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일움 어린보라 대구청소년 페미니스트모임 상임활동가, 고명숙 이주와 가치 대표, 배진교 무지개인권연대 대표, 정은정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부본부장,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 등이 참석했다. 

패널들은 홍 시장 취임 이후 지역 인권 전반이 퇴행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때문에 반인권적인 행정을 감시하고, 지역 인권 증진 방안을 제도화하기 위해 '독립적 시민인권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오는 7~8월 대구지역 인권보장체계와 대구시 인권행정 현황과 관련한 강연회를 열고, 토론회와 보고회를 거친 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별도의 독립적 인권기구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발언하는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2023.6.2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발언하는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2023.6.2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는 "서울 다음으로 대구가 인권 운동이 가장 발달한 곳이라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 시장 취임 이후 대구 행정에 개입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독립적인 시민인권기구를 만들어서 대구시가 인권 증진을 위한 정책을 펴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7월 홍 시장 취임 후 인권위를 없앴다. 국가인권위원회 유감 표명과 시민사회 우려에도 폐지를 밀어붙였다. 또 홍 시장은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도 반대했다. 집회금지 소송을 낸 기독교단체를 지지한다는 뜻도 밝혔다. 지난 17일 축제 당일 공무원 500명을 동원해  강제 철거를 시도해 경찰과 공무원들이 충돌하는 유례 없는 일도 자초했다. 

지역의 약자와 소수자를 지원하는 기금들도 한꺼번에 폐지했다. 대구시는 홍 시장 취임 후 사회복지기금, 양성평등기금, 남북교류협력기금, 인재육성기금, 시립예술단진흥기금, 농촌지도자육성기금 등 모두 9개의 기금을 폐지했다. 채무를 줄인다는 홍 시장의 공약 때문이다. 홍 시장의 행정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소수자 인권 침해에 대해서는 대구시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남은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2023.6.2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남은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2023.6.2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토론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남은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대구는 여성들이 제일 많이 떠나는 도시"라면서 "7대 광역시 중 고용 단절 여성이 가장 많다"고 밝혔다. 또 "여성에 대한 데이트 폭력과 디지털 성범죄는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대구시는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홍준표 시장의 25개 공약 중 성평등 정책은 전혀 없다"면서 "양성평등기금을 폐지하고 대구여성가족재단을 통합 후 폐지하는 등 대구시는 성평등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진교 무지개인권연대 대표가 홍 시장을 비판하고 있다.(2023.6.2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배진교 무지개인권연대 대표가 홍 시장을 비판하고 있다.(2023.6.2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수습기자

배진교 무지개인권연대 대표는 홍 시장이 대구퀴어축제를 반대한 것과 관련해 "OECD(경제협력기구) 14개국 조사에 따르면, 3% 이상이 성소수자인데 홍(洪)씨 성을 가진 사람은 대한민국에 1%밖에 없다"며 "대구에서 홍씨를 만날 확률보다 성소수자를 만날 확률이 높다"고 했다.

또 "대구시와 대구교육청을 합해 1년 예산 19조 중 성소수자와 관련된 예산은 한 푼도 없다"면서 "성소수자들은 학교나 직장 등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에서 혐오와 차별을 겪고 있고, 불이익을 받을까 봐 자신을 숨기고 있는 현실 속에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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