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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끊고 소리지르고...대구시 국감, 홍준표 vs 용혜인 '대구퀴어축제'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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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 마이크 꺼진 뒤에도 서로 '내가 맞다' 주장
용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퀴어축제만 금지, 위헌·월권"
홍 "의원님 혼자만의 주장, 우기는 것...내 권한이 맞다"
여야 의원들도, 도로점용 '경찰권'·'단체장권' 놓고 언쟁


대구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용혜인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설전을 벌였다. 

올해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에 대해 홍 시장이 퀴어축제를 금지한 것을 놓고, 서로 '내가 맞다'며 언쟁을 벌였다. 서로의 말을 끊고, 마이크가 꺼지고 발언권이 없어도 각자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홍준표 시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2023.10.2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홍준표 시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2023.10.2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기본소득당 용혜인(비례대표) 국회의원은 23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 국감에서 홍 시장을 향해 "단체장에게 집회시위를 금지시키거나, 해산시킬 권한이 있냐"며 "헌법에도, 도로법에도, 집시법에도 지자체장에게 그런 권한은 명시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님은 지난 대구퀴어축제를 해산시킬 때 행정집행을 진행했다"면서 "페이스북에도 지자체의 허락을 받아라? 그런 표현을 하셨다. 지금도 여전히 반대하는 입장이시냐"고 따져물었다. 

홍 시장은 "오해가 있다. 나는 퀴어축제를 반대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집시법에 따르면 축제가 열린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제가 제한을 할 수 있는 구역"이라며 "집회 제한 구역에서 집회를 하려면 도로점용허가를 대구시로부터 받아야 하는데 허가를 받지 않은 집회는 허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감장에서 증인 선서 중이다.(2023.10.2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감장에서 증인 선서 중이다.(2023.10.2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용 의원은 곧바로 받아쳤다. 그는 "집회시위를 할 때 도로점용을 지자체로부터 허가 받아야 한다는 것은 이미 서울지법과 대법원에서 위헌이라는 판례가 여러건 있다"며 "시장님이 법제처에 유권해석도 의뢰했는데, 법제처도 시장님과는 다른 견해로 해석을 반려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자 홍 시장은 용 의원의 말을 끊고 "위헌 판결이 난 사항이냐"면서 "일부는 법제처가 오버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홍 시장이 용 의원 말을 끊고 계속 반박하자 용 의원은 "계속 발언하겠다. 제가 말씀드리겠다"고 발언권을 뺏기지 않았다. 용 의원은 "대구시도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시민축제, 파워풀축제도 여러 행사를 열면서 도로점용을 했다"면서 "그런데 왜 퀴어축제만 안되는 것이냐"고 따졌다.

홍 시장은 "퀴어축제만 안되는 것이 아니라 두류공원도 있고 다른 곳도 있는데, 유독 주말에 버스 통행도 빈번한 곳에 도로점거하고 축제를 하냐"고 답했다. 용 의원은 "그런 주장을 시민들은 납득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홍 시장도 뒤지지 않고 대꾸했다. 그는 "인원도 소규모 인원이고, 시민들이 다 참석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곳에 가서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용 의원은 "법제처도, 법원도, 경찰도, 도로법도, 집시법도 모두 시장님 권한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 것이 명백한 월권, 공무집행 방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홍 시장은 "그건 의원님 혼자 생각이고요. 지금 고소고발이 돼 있으니..."라고 말했다. 용 의원은 "아니다. 모두 동의하는데 시장님만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홍 시장은 "아니다. 의원님 혼자 우기는 것"이라고 설전을 벌였다.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두 사람의 언쟁은 계속됐다. 감사반장을 맡은 국민의힘 김용판(대구 달서구병) 의원이 두 사람을 말릴 때까지 양측 목소리는 마이크를 뚫고 새어나갔다.

홍 시장은 다음 질의권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식(서울 강동구을) 의원에게 "제발 저렇게(용혜인 의원처럼)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이 의원은 "그렇게 말하시면 안된다"고 불편해했다.  
 

   
▲ 민주당 송재호 의원이 퀴어축제 관련해 국감에서 발언 중이다.(2023.10.2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의의원이 홍 시장과 말을 주고 받고 있다.(2023.10.2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민주당도 퀴어축제 갈등에 뛰어들었다. 송재호(제주 제주시갑) 의원은 퀴어축제로 인해 대구지방경찰청과 대구시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물리적 충돌한 것을 언급하며 "요즘 경찰과 불편하시죠?"라고 물었다. 홍 시장은 "감이 돼야 붙지..."라고 받아쳤다. 송 의원은 "집회처럼 다중 군중 안전, 폭력예방, 단속, 교통 안전은 경찰행정, 파출소 정도의 권한이지 시장님에게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권성동(강원 강릉시) 의원은 홍 시장 편을 들었다. 권 의원은 "대구시가 이미 집회를 해선 안된다고 의사를 표시한 상황인데 집회 주체자가 도로점용허가도 안났는데 축제를 열었다"면서 "집회시위는 이미 과도하게 열리고 있다. 장소도 그렇고, 퇴근길에도 하고, 소음도 심하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맞다. 도로점용하라고 하지 않았다. 행정관청에 그러한 권한이 있다"고 동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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