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중심, 범어·만촌동 민심 얻을 구의원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4.05.2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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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수성구가] 여당 2명ㆍ무소속 3명 / 주민들 '문화ㆍ교육' 관심..."지역일꾼"


대구 수성구 '가선거구(범어2.3동, 만촌1동)'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의 중심지로, 고층 아파트(공공주택)와 빌딩, 상권과 학원가가 몰려 있다. 이 곳은 모두 2명의 구의원을 뽑는 '2인 선거구'로 2010년 지방선거 때는 한나라당 후보 2명만 입후보해 선거 없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이번 6.4지방선거에는 새누리당 황기호(48)·김순호(58), 무소속 김태은(60)·류동열(58)·김희섭(55) 후보 등 5명이 뛰고 있다. 야당 후보는 없지만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을 지낸 김희섭 후보가 '야권' 성향으로 꼽힌다. 김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발표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며, 지난 5월 14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등 3개 시민단체로부터 '무소속 좋은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앞서 2006년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김순호(47.39%)·이하일(22.15%) 후보가, 열린우리당 허성운(11.65%), 무소속 이상칠(8.76%), 박재태(6.54%)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왼쪽부터)새누리당 황기호·김순호(58), 무소속 김태은·류동열·김희섭 후보 /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왼쪽부터)새누리당 황기호·김순호(58), 무소속 김태은·류동열·김희섭 후보 /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난 2006년 지방선거 투표결과 /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난 2006년 지방선거 투표결과 /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범어2.3동은 대단위 규모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와 대구지방검찰청, 대구지방법원, 수성구청, 수성경찰서, 범어도서관 등의 공공기관과 대구MBC, 카페, 음식점, 학원가가 몰려 있다. 또 도시철도 2호선(범어-수성구청-만촌)이 놓여 있어 역세권에 포함돼 대구에서 땅값이 비싼 곳으로 꼽힌다.

그러나 대구MBC 뒤편에 있는 범어2동 지역은 5층 이하 일반주택과 원룸으로만 이뤄져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로 대표되는 부촌과 대조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이 일대는 범어산과 시민체육공원 아파트로 둘러싸여 대로에서 쉽게 눈에 띄지 않고 교통도 불편해 원주민과 저소득층이 주로 살고 있다.

공공기관과 상가 등 높은 빌딩 등이 밀집된 범어동(2014.5.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공공기관과 상가 등 높은 빌딩 등이 밀집된 범어동(2014.5.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만촌 1동은 수성구 '가선거구' 전체 인구 4만여명 중 절반이 살고 있는 곳이다. 범어2.3동에 비해 상권보다 주택이 많이 형성됐다. 특히 이 곳에는 이 선거구에서 가장 많은 세대수(3,200가구)가 살고 있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있고 뒤편으로는 화랑공원, 수성도서관, 이마트, 중앙초등학교 등이 있다.

그러나 가선거구는 아파트와 빌딩이 늘어나는 대신 주민 복지와 문화, 교육, 보건 등을 책임질 공공시설은 부족한 편이다. 주차난이나 일조권 침해 등 아파트 분쟁도 많다. 또 비싼 집값과 학원비 때문에 원주민은 떠나는 반면 수성구 학군으로 편입하려 타지역서 이사오는 젊은세대는 느는 추세다. 결과적으로 타지역에 비해 중상층 이상 젊은 세대가 많이 살고 있어 노인 복지 분야도 약한 편이다.

만촌1동에 있는 화랑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주민들(2014.5.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만촌1동에 있는 화랑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주민들(2014.5.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후보들은 저마다 "지역 일꾼"을 강조하며 '문화와 교육', '복지와 개발' 공약을 내놨다. 초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황기호 후보는 현재 미화스텐 대표와 용지로타리클럽 회장을 맡고 있고, 계명대 대학원 환경과학과에 재학 중이다. 공약으로는 ▷만촌1동 보건지소 설립 ▷마을기업 확대 ▷60대 이상 고령층을 위한 사회적 일자리 지원 조례 제정을 내세웠다. "아파트 주민대표와 산악회장, 5곳의 관변단체 대표를 역임해 누구보다 오래 이 지역에 봉사했다"며 당선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2006년에 이어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무투표로 당선돼 3선에 도전하는 같은 당 김순호 후보는 후보자 중 유일한 현직 구의원으로 경일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수성구 새마을부녀회 총무를 거쳐 현재 건강가정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범어도서관 등 교육시설 확충에 앞장선 지난 8년의 경험을 살리면 주민들이 반드시 뽑아 줄 것"이라며 ▷CCTV 확대 ▷학부모 운영위원 치안협의체 구성 ▷범어천 생태하천 공사 조기 완공 ▷만촌1동 주민문화센터 신축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범어2동 일대 원룸촌과 일반주택 밀집지역(2014.5.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범어2동 일대 원룸촌과 일반주택 밀집지역(2014.5.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초선에 도전하는 무소속 김태은 후보는 경북대 대학원 법학과를 졸업하고 30년 가까이 대구지방검찰청 집행과장으로 공직생활을 했으며 현재는 대구대 경찰행정학과 외래교수를 맡고 있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지역 단체나 기관에서 활동한 기간은 짧은 편이다. 그러나 김 후보는 "공무원으로 오랫동안 일하며 배운 주민 봉사에 대한 마음을 구의원으로 확장시킬 것"이라며 "잘 사는 사람만 잘 살 수 있는 동네가 아닌 없는 사람들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수성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외유성 해외연수 반대 ▷노인복지관 ▷작은도서관 ▷문화공연장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무소속 류동열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번 낙선하고 다시 초선에 도전한다. 영남대 법대를 졸업했고 현재는 만촌1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과 개인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류 후보는 "28년째 이 선거구에서 봉사해왔다. 아무리 여당 강세지역이고 야당 후보가 돌풍을 일으켜도 주민들은 두 발로 뛴 지역 일꾼을 뽑아 줄 것"이라며 ▷시니어클럽 활성화를 통한 노인일자리 창출 조례 제정 ▷봉사자 마일리지 제도 신설 ▷청소년 쉼터 신축 ▷주민자치센터 내 문화 강의 실시를 공약으로 발표했다.

만촌1동에서 가장 많은 세대수가 사는 고층 아파트(2014.5.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만촌1동에서 가장 많은 세대수가 사는 고층 아파트(2014.5.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무소속 김희섭 후보는 경북대 대학원 지질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계명대 녹색융합기술연구소 연구교수와 중앙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역에서 11년째 저소득층 도시락 지원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을 지냈지만 올초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발표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야당 지지도가 떨어지는 곳에서 정당 공천을 받는 것보다는 오랫동안 봉사해 온 지역 일꾼이 유리하다"며 ▷화랑공원 비산먼지 줄이기 ▷정기 마을 연주회.연극제 개최 ▷노후 인도 보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21일 이 선거구 일대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새누리당에 대한 많은 지지와 함께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후보에 대한 지지도 나타냈다. 만촌1동 메트로팔레스 주민 강민협(40)씨는 "우리 동네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여당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했고, 신모(59)씨도 "우리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가기 위해선 무소속보다는 정당에서 검증받은 새누리당 후보 둘 중에 뽑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화랑공원에서 만난 이아영(35)씨는 "문화와 교육, 복지 혜택을 공약으로 내거는 후보들을 뽑겠다. 아이를 키우다보니 그런 것에 관심이 많다"고, 김손민(31)씨도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문화사업이나 교육사업을 하는 후보가 있다면 여당이든 무소속이든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만촌점 앞에서 만난 이모(37)씨도 "아무래도 우리동네 민심은 여당에 가깝지 않겠냐"며 "집값과 교육 같은 것에 많은 관심을 두는 동네라 기초의원도 새누리당 후보를 찍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성구 가선거구 만촌1동에 있는 수성도서관(2014.5.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수성구 가선거구 만촌1동에 있는 수성도서관(2014.5.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범어도서관에서 만난 김현정(39)씨는 "동네 주민들끼리 너무 교류가 없고 폐쇄적이란 느낌이 강해 공동체를 활성화 시키는 구의원을 뽑겠다"고 했고, 유동관(63)씨는 "지난 지방선거 때는 여당 후보들 밖에 없어 8년 동안 선거를 못해 불만이 많았다"면서 "이번에는 확실하게 투표해 우리동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없앨 수 있는 구의원을 뽑겠다. 일단 지금으로선 무혈입성한 여당 후보들보다 무소속 후보들 가운데 제대로 된 지역 일꾼을 골라 투표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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