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더딘 서구 '반고개'..."또 1번" vs "야당"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4.05.2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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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원-서구가] 여당 2ㆍ야당 1명...상권 활성화, 문화ㆍ교육환경 절실


대구 8개 구·군 중 남구 다음으로 재정자립도가 낮은 서구의 6.4지방선거 쟁점은 '편의시설 확충'과 '상권 활성화'다. 내당역 역세권인 서구 '가선거구(내당1~4동)'도 낙후된 환경과 불황에 시달려 기초의원 후보자들 모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약을 앞다퉈 내세우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선거구는 한 지역에 모두 2명의 기초의원을 뽑는 '2인 선거구'로 재선을 노리는 새누리당 안영철(57)·김진출(62), 첫 당선에 도전하는 새정치민주연합 민부기(42) 후보 등 3명의 후보가 뛰고 있다. 2010년 6.2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김진출(40.41%), 무기속 류기태(17.53%)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류기태 후보의 별세로 2011년 4월 치뤄진 재보궐선거에서 앞서 지방선거에서 3위로 낙선했던 한나라당 안영철 후보가 다른 후보 4명을 물리치고 구의원에 당선됐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 유기태(46.76%)·봉원희(26.56%) 후보가 당성돼 보수적인 투표성향을 보였다.

(왼쪽부터)새누리당 안영철·김진철, 새정치민주연합 민부기 후보 선거벽보(2014.5.23.반고개역)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새누리당 안영철·김진철, 새정치민주연합 민부기 후보 선거벽보(2014.5.23.반고개역)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010·2006년 지방선거 투표결과 /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10·2006년 지방선거 투표결과 /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내당동은 '반고개'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특히 달서구와 경계있는 내당1동은 두류공원이 인접한 서구 교통의 요충지다. 내당2.3동은 도시계획 이전에 지어진 오래된 단독주택과 원룸이 많고 서문시장과 인접해 유동인구가 많다. 내당4동은 아파트가 밀집해 있고 서구에서 가장 큰 공원인 감삼공원과 경운초·중, 달성고, 서부공업고 등 교육시설이 몰려 있다. 또 도시철도 2호선(반고개-내당-두류)이 놓여진 역세권으로 대형마트와 멀티플렉스, 상가 등이 새로 들어서고 있다.

내당동에 있는 새길시장의 한적한 모습(2014.5.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내당동에 있는 새길시장의 한적한 모습(2014.5.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도시개발은 70년대에 머물러 있고 역세권 주변으로 대형마트가 들어서 새길시장과 서남시장, 반고개시장 등 내당동의 전통시장 상권은 침체된지 오래다. 이를 반영하듯 서구의 재정자립도는 2013년 기준 19.9%로 대구 8개 구·군 중 7위를 기록해 남구(17.4%)를 가까스로 넘겨 겨우 꼴지를 면했다. 때문에 인접한 달서구로 인구가 계속 유출되고 있다. 현재 이 곳 유권자 수는 모두 3만8천여명이다.

여야 후보들은 '편의시설'과 '상권 활성화' 공약을 내걸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반고개 일대 버스정류장에는 좌판을 깐 노점상이 많았다(2014.5.23)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반고개 일대 버스정류장에는 좌판을 깐 노점상이 많았다(2014.5.23)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재선에 도전하는 서구의원 새누리당 안영철 후보는 경북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서구의회 서대구복합환승센터건립추진 특별위원장을 지냈다. 공약으로는 ▷내당1동 주민자치센터 신축 ▷내당2.3동 공영주차장 확대 ▷반고개역 서편 아케이드·출입문 ▷두류역 캐노피 설치를 내걸고 있다. 안 후보는 23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생활정치와 구정경험으로 낙후된 서구의 새 일꾼이 될 것"이라며 "재보궐선거에서 53%의 높은 지지율로 당선된만큼 압도적 지지를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진출 후보도 재선에 도전한다. 김 후보는 계명대 정책대학원 행정학과에 재학 중이며 현재 서구의회의장과 대한노인회서구지회 자문위원장, 진진물산 대표를 맡고 있다. ▷내당동 낙후주택 재생사업 실시 ▷서구교육침제발전위원회 확대를 통한 서구 교육 발전 추진 ▷내당1동 주민자치센터 신축 ▷내당2.3동 공영주차장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구의원은 정치인이라기보다 봉사자, 심부름꾼으로 주민의 생활 곳곳에 필요한 일을 처리해야한다"면서 "밑바닥 정치로 초선에 성공한만큼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서구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김 후보는 강조했다. 그러나 "여당 후보 한명에게 유권자들이 표를 몰아주면 당선 가능성이 낮아 낙선할 수도 있다"며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고개마을, 주차장이 부족해 도로마다 차량이 늘어서 있다(2014.5.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반고개마을, 주차장이 부족해 도로마다 차량이 늘어서 있다(2014.5.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유일한 야당 후보인 새정연 민부기 후보는 2010년 선거에서 대구 범야권단일 후보로 출마해(당시 국민참여당) 11.18%의 득표율로 낙선했다. 민 후보는 대구공업고를 졸업하고 현재 (주)신화리서치 영업소 소장을 맡고 있다. "아무리 서구가 보수세가 강해도 낙후된 서구 발전과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은 야당에게 표를 줄 것"이라며 "해볼만한 싸움"이라고 말했다. 공약으로는 ▷기초수급자 재조사를 통한 저소득층 지원 확대 ▷학교 운동장을 활용한 주차난 해결 ▷주택가 쓰레기 문제 해결로 생활환경 개선 ▷전통시장 아케이드 설치를 내걸었다.

23일 내당동 일대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한 목소리로 서구의 낙후된 환경과 불황에 불만을 나타내며 "편의시설 확충", "복지 확대", "상권 활성화"를 요구했다. 새누리당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나타내면서도 '공약'과 '인물'을 보고 투표를 하겠다고 말한 유권자도 많았다. 

새길시장에서 만난 상인 오동수(54)씨는 "마트가 들어서고 시장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며 "새길시장뿐만 아니라 서구에 있는 모든 전통시장 상권이 죽었다. 지역 상인들을 살릴 후보가 있다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뽑겠다"고 했다. 안애수(40)씨도 "서민들만 모여사는 서구는 잘 사는 사람 하나 없이 다 못산다"면서 "더 이상 당을 따지지 않고 주민 요구를 충실히 따르는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했다.

내당2.3동에는 아파트단지보다 낮은 빌라가 밀집돼 있다(2014.5.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내당2.3동에는 아파트단지보다 낮은 빌라가 밀집돼 있다(2014.5.2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반고개마을에 사는 주민 김모(26)씨는 "수성구나 중구에는 주민을 위한 도서관이나 문화시설이 많은데 서구는 복지나 문화 혜택이 거의 없어 불편하다"며 "젊은세대가 계속 살 수 있는 시설을 많이 만들어줄 후보를 지지하겠다. 기성세대를 대변하는 여당보다 야당 후보가 낫지 않겠냐"고 새정연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최송희(48)씨도 "학원도 도서관도 학교도 부족한 곳이 서구다. 아이를 교육시키는 입장에서 불편한게 이만저만이 아니다. 야당 후보를 찍어 여당을 긴장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홈플러스 내당점 앞 노점상 강억남(72)씨는 "맘 같아선 2번을 찍고 싶은데 투표당일이 되면 또 1번만 찍게 된다"면서 "제발 이번은 잘하겠지라는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길 바란다"고 여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박모(51)씨도 "요즘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사람이 많아 마음이 아프다"며 "대통령을 믿고 따라야 발전도 이뤄지는 게 아니겠냐"고 여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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