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코로나19 컨트롤타워 맞나?...곳곳서 "불신"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0.02.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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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감염↑, 공무원들 확진 판정에도 외부 활동...전국 최대 감염에 병상 부족, 신천지 검사도 뒷북
줄잇는 보건의료·시민사회단체·노조 비판 성명 "늑장대응, 미온대처"...청와대 국민청원도 "무능, 파면"


코로나19 컨트롤타워 '대구광역시 재난안전대책본부장' 권영진 대구시장을 향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구 첫 확진자 발생일로부터 11일째 1천명이 넘는 전국 최대 확진자 발생에, 병상 숫자는 부족하고, 감염 진원지로 알려진 신천지교회 전수검사는 다른 단체장들에 비해 늦다는 비판이다. 또 현장 의료진 20명 이상이 감염됐고, 대구시 공무원들 중 확진자가 발생해 시청 별관이 폐쇄되는가하면, 감염 후에도 공무원들이 외부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 권 시장 컨트롤타워 역할에 곳곳에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코로나19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답변 중이다(2020.2.26) / 사진 제공.대구시
권영진 대구시장이 코로나19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답변 중이다(2020.2.26) / 사진 제공.대구시
대구시가 시청에 건 '코로나19 함께하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간판(2020.2.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가 시청에 건 '코로나19 함께하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간판(2020.2.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노동건강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전국의료산업노조,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이 모인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28일 보도자료에서 "확진자 1천여명이 넘은 대구에 국가지정 음압병상은 10개에 불과하다"며 "그 결과 환자가 집에서 입원을 기다리는 불안을 겪거나 급기야 대기하다가 타지에 이송되다가 숨진 환자까지 생겨 대혼란"이라고 지적했다.

또 "의료지원에 나선 의사와 간호사는 국민을 감동시키지만 개인의 헌신과 봉사에 기대야 하는 의료시스템을 방치한 것은 직무유기"라며 "의료진 번아웃과 감염은 예정된 일"이라고 꼬집었다. 때문에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서는 공공병원과 공공의료 인력확충 등 공공의료 강화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경북대병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과 환자(2020.2.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병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과 환자(2020.2.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병원 현장에서의 '소통부족'과 '은폐 시도'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대구지역 병원 직원들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도 직원 확진자 동선이나 후속조치 등의 정보를 현장에 제대로 전달하지 않거나 너무 늦게 전달되고 있다"며 "앞서 5년 전 메르스를 겪고도 대구시는 우왕좌왕 혼란한 병원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난 24일 성명에서 비판했다. 때문에 "노사공동대책기구를 모든 병원에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대구를 살려내라" 2.28공원 앞에 한 시민단체가 건 현수막(2020.2.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를 살려내라" 2.28공원 앞에 한 시민단체가 건 현수막(2020.2.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코로나19 꼭 이겨냅시다" 동성로 곳곳에 걸린 응원 현수막(2020.2.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코로나19 꼭 이겨냅시다" 동성로 곳곳에 걸린 응원 현수막(2020.2.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참여연대가 28일 발표한 성명의 비판은 수위가 더 높다. 이들은 "A 달서구청 공무원이 확진 판정 받은 뒤에도 집 밖으로 나와 주민센터를 방문했고, B 서구보건소 감염예방의학팀장은 확진 판정 직전까지 신천지 교인 사실을 숨겨 동료 4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며 "C 대구시 경제부시장실 공무원은 감염 검사를 받고도 이를 알리지 않아 시청 별관이 폐쇄되고 경제부시장이 자가격리되는가하면, 경제부시장과 한 자리에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까지 참석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 시장은 공무원들의 안이한 태도를 초기부터 엄단하지 않았고,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신천지에 대해서는 안이한 대처를 했다"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이 선제적 대응하는 것과 비교하면 사태가 가장 극심한 대구시장이 너무 미온적"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권 시장은 신천지 교인들에 지난 20일에는 '전부 검사할 수 없다'고 했다가, 지난 26일에서야 '전수 검사하겠다'고 해 다른 단체장들에 비해 늑장대응했다"며 "어떻게 대구시를 신뢰하겠냐"고 걱정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도 같은 날 논평에서 "공무원들의 일부가 안일하게 대구시청 본관에 와서 돌아다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대구시는 여력이 없는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권영진 대구시장 '파면', '탄핵' 청원글 캡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권영진 대구시장 '파면', '탄핵' 청원글 캡쳐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권 시장 '파면', '탄핵' 청원글도 등장했다. 대구시민이라고 밝힌 한 청원자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하고 시민을 불안하게 하는 무능의 극치 권 시장 파면을 요구한다"는 청원글을 지난 27일 올렸다. 28일 현재까지 비슷한 4개 청원글의 전체 청원인원은 6만여명이다.

권 시장은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컨트롤타워에는 문제가 없다"고 지난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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