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보기

방구석 오타쿠, 꾸짖을 갈!, TK장녀연합...대구 탄핵집회, MZ가 만든 재밌는 피켓·깃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회차 동성로 시국대회에 이색 문구 
스케치북·테블릿PC·파리채까지 등장
아이돌·스포츠·애니·애묘인 여러 정체성 
10~30대 여성 주축 아이디어 밈 망라 
"안온한 일상 깬 계엄, 처음 본 독재맛"
"해학의 민족...탄핵 후 빨리 덕질로"

"윤석열 꾸짖을 갈!(喝)(너를 꾸짖는다 뜻의 인터넷 유행어)"

"나라 꼴 잘 돌아간다. 내 수능 성적처럼" 

"부모님 몰래 시위 나옴-TK 장녀 연합-"

"오타쿠(어떤 한 분야의 광팬)를 방밖으로 끌어낸 윤석열 퇴진하라"

"윤석열이 대통령감? 니나 많이 뽑아. 내 인생에서 이딴 거 처음 봐"

"윤석열이 대통령감이라고 한 놈 누구임?...니나 많이 뽑아. 내 인생에서 이딴 거 처음 봐"(2024.12.9.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윤석열이 대통령감이라고 한 놈 누구임?...니나 많이 뽑아. 내 인생에서 이딴 거 처음 봐"(2024.12.9.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나라 꼴 잘 돌아간다. 내 수능 성적처럼"(2024.12.9.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나라 꼴 잘 돌아간다. 내 수능 성적처럼"(2024.12.9.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스케치북, 테블릿PC, A4용지, 아이돌 응원봉, 스마트폰, 폐박스, 심지어 전기파리채까지 등장했다. 

대구 동성로 탄핵 집회에 온 대구시민들이 직접 만든 피켓과 깃발에 적힌 재밌는 문구들이다.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식 이색적인 피켓과 깃발이 총출동했다.

'윤석열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는 지난 9일까지 모두 5회차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날 촛불집회에 1천여명의 대구시민이 동참했다. 5회차까지 진행되면서 지난주 토요일 집회에는 2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등 탄핵 집회 규모는 커지고 있다. 

주로 10대에서 30대 젊은 여성들이 탄핵 집회를 주도하며 기존의 집회 문화도 바뀌고 있다. 

"부모님 몰래 시위 나옴-TK 장녀 연합"(2024.1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부모님 몰래 시위 나옴-TK 장녀 연합"(2024.1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꾸짖을 갈!!!!" 인터넷 밈을 이융한 피켓을 만든 집회 참석자(2024.1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꾸짖을 갈!!!!" 인터넷 밈을 이융한 피켓을 만든 집회 참석자(2024.1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삼식 애호인 일동" 피켓(2024.12.9.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삼식 애호인 일동" 피켓(2024.12.9.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수능시험을 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부터 시험 기간인 대학생, 젊은 직장인들을 비롯해 각종 아이돌과 스포츠 구단, 애니메이션 팬, 애묘인까지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이들이 집회의 세대 교체를 이루고 있다.

이른바 '팔뚝질(팔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는 운동권 문화)'을 하며 민중가요를 부르고, 규탄 발언을 하던 엄숙한 집회 문화가, 젊은 세대들 참여로 다만세(소녀시대의 노래 다시 만난 세계)나 빅뱅의 뱅뱅뱅 등 케이팝을 부르며 콘서트를 방불케 할 정도로 '핫'해지고 있다. 

그만큼 자신들의 다양한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도 숨기지 않는다. 

이은수(고3) 학생은 "교과서에서만 보던 게 비상계엄인데 윤석열 때문에 처음 독재맛을 봤다"며 "대학가는 것도 걱정인데 나라 걱정까지 하려니 어른들이 한심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멸종기원" 급하게 시위 피켓을 만든 BTS 팬들(2024.12.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윤석열 멸종기원" 급하게 시위 피켓을 만든 BTS 팬들(2024.12.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방구석 오타쿠를 방 밖으로 끌어낸 윤석열 퇴진하라"(2024.12.9.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기자
"방구석 오타쿠를 방 밖으로 끌어낸 윤석열 퇴진하라"(2024.12.9.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기자
"내 아이돌 컴백 못하게 한 윤석열 용서못해"(2024.12.9.대구 탄핵집회 행진 중)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내 아이돌 컴백 못하게 한 윤석열 용서못해"(2024.12.9.대구 탄핵집회 행진 중)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집회에 오는 것도 무언가를 깊이 고민해 오는 게 아니다. 민주화 이후 태어난 세대이다보니 민주주의를 지키는 게 당연한 일이다. 친구들과 단톡방에서 "갈래?", SNS에서 "가자!"고 결정하면 바로 온다. 

촛불이 없으면 다이소에서 산 야광봉, 집에 있는 캠핑램프, 좋아하는 가수 응원봉을 들고 온다. 폐박스나 입던 옷에 문구를 적기도 한다. 스마트폰 앱으로 밈(인터넷 유행어)을 이용한 전광판식 규탄 문구도 띄운다.  

"농구걱정만 하게 해라-전국크블소녀연합", "TK 딸들이 당신의 세계를 박살내러 왔다", "김삭식 애호인 일동-직장에서 키우는 고양이", "윤석열 구속 국힘 해체 역사가 기록하고 민중이 지켜본다 부역질 하지 마라", "질서있는 퇴진=탄핵", "X-mas 선물 탄핵·체포(전기파리채)", "하느님이 너 탄핵시키래".

"반드시 내한하기 좋은 나라 만들어줄게-전국해외연예인팬덤협회"(2024.12.9.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반드시 내한하기 좋은 나라 만들어줄게-전국해외연예인팬덤협회"(2024.12.9.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농구 걱정만 하게 해라-전국크블소녀연합"(2024.12.(.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농구 걱정만 하게 해라-전국크블소녀연합"(2024.12.(.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X-MAS 선물 탄핵과 체포" 전기파리채 등장(2024.12.9.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X-MAS 선물 탄핵과 체포" 전기파리채 등장(2024.12.9.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XX짓으로 내 아이돌 컴백 묻히게 한 윤석열 용서못해", "편하게 우리 도희(좋아하는 연예인) 생일도 못 챙겼다. 윤석열 내려와서 책임져라", "윤석열 멸종기원(스케치북 든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 3인방)", "반드시 내한하기 좋은 나라 만들어줄게-전국해외연예인팬덤협회"

덕질(가수나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을 좋아하는 팬을 활동을 스스로 낮잡아 이르는 말)을 하는 나의 평범하고 안온한 일상을 깨뜨린 윤 대통령에 대해 분노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총리책임제 이것은 뭐에요? 해시태그 한동훈"(2024.12.9.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총리책임제 이것은 뭐에요? 해시태그 한동훈"(2024.12.9.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주호영 의원님 대구 수성갑 구민입니다. 윤석열 탄핵 앞장 서 주세요"(2024.12.9.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주호영 의원님 대구 수성갑 구민입니다. 윤석열 탄핵 앞장 서 주세요"(2024.12.9.대구 탄핵집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TK 딸들이 당신의 세계를 박살내러 왔다"(2024.1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TK 딸들이 당신의 세계를 박살내러 왔다"(2024.1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윤석열 구속, 국힘 해체...역사가 기록하고 민중이 지켜본다. 부역질 하지마라"(2024.1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직장인 고모(34)씨는 "덕질을 하려 해도 커뮤(커뮤니티)에 가면 온통 윤석열 이야기라 집회에 안올 수가 없었다"며 "최애(좋아하는 아이돌 팀 가장 좋아하는 멤버) 이름을 딴 깃발도 급하게 만들었다. 또 우리가 해학의 민족이니까 즐기면서 시위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함께 탄핵 집회에 나온 직장인 30대 여성 '찜솔(아이디)'씨도 "국회가 윤씨를 빨리 탄핵해서 하루 빨리 덕질하는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면서 "너무 춥다. 추워서 힘들다. 이러면 촛불이 아니라 횃불을 켤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그 전에 국짐(국민의힘)이 빨리 정신 차려서 탄핵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치를 생각하는 대안언론, 평화뉴스 후원인이 되어 주세요. <후원 안내>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