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결국 탄핵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1일 만이다.
국회의원 총 투표수 300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20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가결을 위한 기준 200표에 야당 192표뿐만 아니라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최소 12명이 이탈해 탄핵에 찬성한 것이다.
앞서 지난 7일 1차 탄핵안 표결 당시 국민의힘 의원 105명이 표결에 아예 불참하면서 국민적 비판이 쏟아지자, 재표결인 오늘은 모든 의원들이 표결에 동참했다. 이어 당론으로 '탄핵 반대'를 채택했음에도, 12명이나 되는 여당 국회의원들은 이에 동참하지 않고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는데 입장을 같이 했다.
대구경북 85개 단체가 모인 대구시국회의는 14일 오후 4시부터 중구 공평네거리 국채보상로 4차선 도로에서 제10차 대구시민시국대회를 열었다. 시국대회에 앞서 야6당이 오후 3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시국대회를 했다. 시민들과 야당 당원들이 한 자리에서 집회를 하며 국회 탄핵안 표결 생중계를 지켜봤다.
시민들은 "윤석열 탄핵", "내란공범 국힘 해체" 등 구호를 외치며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오후 4시 기준 주최 측 추산 2만여명의 시민들이 집회에 몰리면서 한때 도로가 마비됐다. 시민 숫자가 점점 늘어나며 오후 4시 30분 기준 3만여명으로 불어났다. 공평네거리에서 중앙로역 네거리까지 시민들 숫자가 불어났다. 양방향 8차선 국채보상로 대로를 모두 집회 참석 인원들이 차지했다.
오후 5시. 시민들의 눈동자는 국회 생중계로 집중됐다. 우원식 국회의원장이 총 투표수 결과를 발표하며 탄핵안 가결을 발표하자, 광장에 더 늘어난 4만여명의 대구시민들은 환호했다.
가수 이문세씨의 '붉은 노을' 노래와 함께 시민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며 "국민의 승리", "대구시민의 승리"라고 자축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부르며 "만세"를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꽹과리와 장구, 북 등을 치며 "잘가라 윤석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번 탄핵집회의 또 다른 주인공인 형형색색의 아이돌 응원봉과 야광봉, 여러가지 피켓과 깃발을 흔들며 탄핵을 기뻐했다.
사회를 맡은 박석준 대구시국회의 상임집행위원장은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항쟁 등 피로써 이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에서 이제는 박근혜에 이어 윤석열 탄핵까지 더 이상 피를 흘리지 않고 민주주의의 승리를 이뤘다"며 "또 다시 위대한 시민들, 국민들이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로 썼다"고 말했다.
이어 4만여명의 대구시민들은 "윤석열을 탄핵했다", "지금 당장 체포하라" 등의 구호를 함께 외쳤다.
박 상임집행위원장은 또 탄핵안 찬성표가 204표만 나온 것을 언급하며 "국힘 의원들 중 일부만 (탄핵에) 찬성하고 대다수 반대표를 행사했다"며 "국민의 뜻을 저버린 국힘은 이제 해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집회에 참석한 양서윤(31.여성)씨는 "시민들의 힘으로 윤석열을 탄핵시킨 것"이라며 "무도한 권력을 우리의 힘으로 집으로 보냈다. 잘가라 윤석열. 굿바이 윤석열"이라고 외쳤다.
김해성(21.남성)씨는 "헌재(헌법재판소)가 국민들의 뜻을 이어받아 반드시 내란수괴에 대한 탄핵안을 인용해서 다시는 국민을 괴롭히는 지도자가 이 땅에 발 붙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구 야6당도 14일 오후 대구시청 인근 공평네거리에서 '윤석열 탄핵 촉구, 내란 동조 국민의힘 규탄 대구경북 제 야당 비상시국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정의당·녹색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위원장들과 당원 등 3천여명이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김부겸 전 총리도 참석해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일어서기 위해서는 오늘 반드시 국회가 윤석열 탄핵 결정을 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어렵게 쌓아온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가치, 우리들이 그렇게 소중히 여겨온 민주주의가 일부 집단에 의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시국회의는 이날 탄핵안이 또 부결될 경우 국민의힘 대구시당까지 행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탄핵안이 가결되며 행진 일정을 취소하고 오후 7시까지 시국대회를 진행한 뒤 집회를 종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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