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나 있으나 특별한 그대들, 청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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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진 / 『우린 어디에나 있지 - 대구 청년활동가 인터뷰집』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공동체 '이후' | 2022)


몇년전 N포세대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N포세대란 현재의 사회적 상황 때문에 연애, 취업, 결혼, 주거 등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세대라는 뜻이었고, 이것은 청년들의 문제라기보다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청년들은 정말 꿈과 희망을 꿀 수 없는 세대인가?

그리고 최근들어서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라는 표현을 통해 청년세대의 특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욜로’, ‘플렉스’라는 단어로 그들을 설명하고, 집단보다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것으로 그들을 표현했다.

우리(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공동체 ‘이후’ 청년사업단)는 궁금해졌다.
정말 청년들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할까? 그리고 그들의 삶은 꿈과 희망을 꿀수 없을 만큼 팍팍한가? 그래서 대구지역에 살고 있는 청년활동가들의 삶은 어떠한지? 조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2021년 무더운 여름부터 대구지역의 청년활동가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감정!

시민단체, 중간지원조직, 노동조합, 단체 대표, 새로운 집단. 이렇게  총 5개 그룹(20명)의 청년활동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솔직히 적어본다.

시민단체에서 2년남짓 활동을 하고 있는 5명의 청년을 만났다.
청년활동가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고 시민단체의 열악한 재정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 "시민단체 대부분이 연차가 쌓여도 임금이 별로 늘지 않는다" 어쩌면 다들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이 말은 참 아픈 말이었다.
 
청년활동가 '새로운 집단' 그룹 인터뷰 / 사진.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공동체 '이후'
청년활동가 '새로운 집단' 그룹 인터뷰 / 사진.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공동체 '이후'

그리고 중간지원조직 활동가는 4명을 만났다(대구청년센터 이정구 팀장,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박성미 팀장, 대구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 유정은 팀장, 대구지역문제해결플랫폼 권준열 팀장). 중간지원조직은 정부(지자체)와 현장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중간지원조직 활동가들은 관과 민사이에 균형을 갖추는게 숙제라고 말했고, 관계맺기와 일에 대한 보람과 만족도가 높았다. 하지만 여기서 오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많았다. 3년단위, 1년단위로 진행되는 사업이다보니 지속성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노동조합에서 상근간부로 일하고 있는 3명을 만났다.
"시스템없이 사람 중심으로 일이 진행된다. 매뉴얼도 없고 경력이 오래된 분들의 의견이 중요시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의견을 내기 어렵다". 노동조합에서는 청년활동가들을 활동가로 인정하기보다 실무자로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그리고 수직적인 논의구조와 위계적인 조직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청년활동가들은 무엇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만들어기지길 바라고 있었다.

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는 청년 4명을 만났다. 뇌전증환우회 따뜻한시선 누리라프로젝트 대표 심재신,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이사장 최유리, 대구청년유니온 위원장 이건희, 사람도서관 아울러 이사장 박성익.

단체를 이끄는 이 청년들은 어려운 현실과 여견속에서 공익과 당자성을 포기하지 않고 자발적인 활동을 지속해가고 있었다.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활동비, 공익성이 큰 활동임에도 사회적 지원과 대가가 없고, 재정적 어려움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참으로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새로운 집단의 청년활동가들도 만났다.(경북대학교 비거니즘동아리 VEGIN 나루/마을교육공동체 다움 오유진/청소년 페미니스트 모임 어린보라 순경/청년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 아현)
지역과 교육, 페미니즘, 비건, 정치를 주제로 새로운 집단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다. 새로운 집단의 활동가들은 자기활동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지만, 그들에게는 물적자원과 네트워크가 필요했다.

"저는 오랫동안 동료가 없어서 외롭고 힘들었어요"
"저를 버티게 하는 힘은 동료들이에요"


인터뷰를 마치고 제출하는 3가지 키워드 : 네트워크, 지속가능성, 조직문화

이렇게 5개그룹의 활동가 인터뷰를 마쳤다.
그들의 개인적인 삶을 통해 이 사회가 만들어낸 N포세대로써 많은 것을 포기하고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마음이 무거웠고, MZ세대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 집단보다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줄 알았는데 우리가 만난 청년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꿈과 희망을 포기했다기보다는 청년이라는 현재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고, 무한한 에너지와 열정을 느낄수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느꼈던 가장 큰 감정은 '미안함'이었다.
"섬에 고립되어 있는 것 같다", "외롭다"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정말 마음이 아팠다. 청년활동가들은 네트워크가 필요했다. 앞에서 말했듯 MZ세대의 특성상 요즘 청년들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서 관계나 조직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우리가 만난 청년들은 각자의 조직에서 고립되어 있었고, 청년활동가들끼리 소통하고 만날 수 있는 자리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수평적이고 좋은 관계, 그리고 건강한 조직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우린 어디에나 있지 - 대구 청년활동가 인터뷰집』(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공동체 '이후' | 2022)
『우린 어디에나 있지 - 대구 청년활동가 인터뷰집』(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공동체 '이후' | 2022)

그리고 청년활동가나 선배활동가나 조직을 걱정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청년들은 자신의 활동에 대한 가치를 잘 알고 있었고, 단체의 발전에 대해서도 선배활동가들만의 고민이 아나라 자신의 고민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조직에서 무조건적인 헌신과 희생을 강조하는 것보다는, 그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기를 바랐고, 단체의 자생력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청년활동가들은 조직문화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시민사회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변화를 만들어 간다. 하지만 우리 조직의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말해 시민사회만이 가진 조직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시민사회에는 수많은 조직이 있다. 시민단체도 있고, 노동조합도 있고, 사회적협동조합도 있다. 그밖에도 수많은 형태의 조직들이 있는데 그 조직의 역사, 성격, 형태 등에 의해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청년활동가나 시민사회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에게 이것은 상당히 ‘이질적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 조직안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이 먼저여야 할 것이다.

발간까지 5개월이나 걸련  '대구 청년활동가 인터뷰집'

인터뷰를 마친게 2021년 9월이었지만 책으로 발간한 것은 2022년 1월이다. 무려 5개월이나 걸려 책을 만들 수 있었다. 이 기간 청년사업단은 많은 고민과 토론을 통해 편집과 편집을 거듭하며 책으로 만들었다. 5개 그룹의 청년활동가들과 나누었던 인터뷰 내용을 담았고, ‘인터뷰를 마치며’를 통해, 지속가능성과 조직문화, 네트워크에 대한 제언을 담았다.

책을 발간한 후, 인터뷰에 참가했던 청년들과 함께 대구 청년활동가 인터뷰집 ‘우린 어디에나 있지’ 결과 발표회 및 청년활동가 최종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인터뷰에 참가한 대부분의 청년(코로나이슈로 빠진 몇 명을 제외하고)이 참가하였다. "이런 자리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청년활동가의 이야기에 뿌듯한 마음이 생겼다.
 
대구 청년활동가 인터뷰집 '우린 어디에나 있지' 결과 발표회 및 청년활동가 최종 간담회 / 사진.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공동체 '이후'
대구 청년활동가 인터뷰집 '우린 어디에나 있지' 결과 발표회 및 청년활동가 최종 간담회 / 사진.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공동체 '이후'

끝으로 단체를 잠깐 소개하자면, 새로운 사회를꿈꾸는 공동체 '이후'는 자본주의 이후를 꿈꾸는 정치공동체이며, 활동가 성장을 위한 베이스 캠프이다. 배우고, 상상하고, 실험하고, 함께하는 단체이다. '이후'에는 팀과 사업단등이 있다. 그중에 청년사업단(단장 최유리, 단원 김영록, 성민아, 지명희, 한유미, 문창진)이 있고, 청년사업단은 청년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후' 청년사업단에서 발간한 대구 청년활동가 인터뷰집 '우린 어디에나 있지'는 MZ세대나 N포라 불리는 청년들이 생각하는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출발하였다. 하지만 청년을 세대로 구분하여 그들의 특성을 규정지을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들의 고민은 선배활동가들의 고민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이 책은 수많은 운동 조직의 고민을 담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책 속의 길] 198
 문창진 /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공동체 이후 청년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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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n.or.kr/news/articleList.html?sc_serial_code=SRN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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