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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 두고 봐" 반성 않는 대구 국회의원들...시국회의 "탄핵에도 정신 못차려, 국힘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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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XX, 치졸, 배신자, 커밍아웃해, 두고보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또 '배신자' 프레임이 등장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찬성 204표로 지난 14일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다. 

여당 최대 지지기반 대구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탄핵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야당(192명) 이외에 국민의힘에서도 '찬성' 8명 이상 이탈표가 나와 결국 탄핵안은 통과됐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기뻐한 것과는 정반대로 대구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분위기는 침통했다.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찬성표를 던진 이들을 가리켜 "쥐XX", "배신자"라며 거친 용어를 남발하고 있다.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당시 박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유승민(동구을)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에게 덧씌운 '배신자' 프레임이 8년 만에 재등장했다. 이뿐 아니라 "두고보자", "치졸", "커밍아웃하라", "역겨움" 등 원색적인 말을 쏟아내며 '탄핵 배신자'를 색출할 것 같은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로비 입구에서 대구시국회의 기자회견이 열리자, 경찰 병력이 경호를 위해 내부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4.12.16.대구 수성구 범어동)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민의힘 대구시당 로비 입구에서 대구시국회의 기자회견이 열리자, 경찰 병력이 경호를 위해 내부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4.12.16.대구 수성구 범어동)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민주당은 헌법무시, 탄핵남용 중단하라"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다.(2024.12.5) / 사진.추경호 페이스북
"민주당은 헌법무시, 탄핵남용 중단하라"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다.(2024.12.5) / 사진.추경호 페이스북

◆ 김승수(대구 북구을)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의원은 단일대오가 아닌 배신자가 속출하는 자중지란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며 "지지자들께 얼굴을 들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유영하(달서구갑)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국민 75%가 탄핵에 찬성한다 해서, 탄핵 찬성이 상식이 되지 않는다"며 "다수의 생각이 옳다는 오만과 착각이야말로 공화정 적"이라고 했다. 또 "쥐XX마냥 당론을 따를 것처럼 해놓고 뒤통수를 치면 영원히 감춰질 줄 알얐냐"며 "두고보자 치졸한 당신들 이름은 밝혀질 것이다. 떳떳하게 커밍아웃하라. 그대들의 정치 생명은 끝났다"고 단언했다. 

해당 게시글이 논란이 되자 유 의원은 '쥐XX' 단어를 '박쥐'로 수정했다. 그는 "감정이 격해 썼던 거친 표현은 수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도 그들에 대한 역겨움은 가시질 않는다"고 뒤끝을 남겼다.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의원도 지난 15일 페이스북에서 "탄핵만은 막아내자고 호소했지만 막지 못해 참으로 송구스럽다"며 "배신자 한동훈은 더 이상 우리 당의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 '12.3 비상계엄' 사태나 윤 대통령 내란죄 혐의와 관련한 여당으로서의 반성은 한 줄도 찾아볼 수 없다. 

"헌정파괴범 옹호하는 국민의힘 해체하라, 국민의힘을 시민의 힘으로 청산하자" 대구시국회의 기자회견(2024.12.1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헌정파괴범 옹호하는 국민의힘 해체하라, 국민의힘을 시민의 힘으로 청산하자" 대구시국회의 기자회견(2024.12.1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민의힘 전체 국회의원 108명 중 소수의견을 낸 이를 찾아내 벌하겠다는 게 대국민 메시지다. 박근혜에서 윤석열로 이어지는 두 번의 '대통령 탄핵 정국'과 관련해 정당으로서 정치적 유불리만 따질 뿐이다. 

지역 시민사회는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며 "더 이상 공당으로서 존재할 가치가 없다. 국민의힘은 해체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대구경북 90개 단체가 모인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회의'는 16일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정파괴범 옹호 국민의힘은 해체하라"며 "국민의힘을 시민의 힘으로 청산하자"고 촉구했다. 

대구시국회의는 "지난 12월 14일은 시민의 승리이자 민주공화국의 승리였지만, 불행하게도 우리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탄핵 반대에 동참했다"면서 "대구시장을 지낸 권영진, 계엄 해제 투표에 찬성을 표한 우재준(북구갑) 의원조차 탄핵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번 내란 사태와 국정혼란을 야당 공세나 탄핵 찬성 세력의 배신자로 규정하는 등 정쟁의 프레임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더 이상 민주공화국의 집권 여당, 아니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당으로 존재할 가치가 없는 곳이다. 책임과 반성, 사죄, 재발 방지가 아니라 음모론에 빠진 윤석열처럼 적극적으로 헌정파괴범을 옹호하니 과연 민주주의 정당인지 의심스럽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30여년 전 반란세력인 하나회의 위협에도 쿠데타에 가담한 군내 사조직을 숙청하고, 1980년의 군사반란을 처벌했던 정당이 어떻게 이렇게 타락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독재를 찬양하는 극우세력과 무엇이 다른가. 쿠데타가 일어난 12월 3일부터 탄핵안이 가결된 12월 14일까지 국민의힘이 보여준 행태를 시민과 역사가 생생이 기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왼쪽부터)신은정 민주노총대구본부 수석부본부장, 이정미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2024.12.1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신은정 민주노총대구본부 수석부본부장, 이정미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2024.12.1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신은정 민주노총대구본부 수석부본부장은 "국힘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민이 준 의무를 져버리고, 1차 탄핵 표결을 무력화 시키더니 국민에 밀려 2차 탄핵에 참석했다"면서 "하지만 내란수괴 윤석열을 배신할 수 없다며 85명이 반대표 던져 정작 국민을 배신해 다시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했다. 이어 "국민 안전은 안중에도 없고, 헌법적 가치를 무시한 국힘은 내란동조 세력으로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은 "국민 안위와 안보를 지키는 게 보수정당인데 국민의힘은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을 배신자라며 찍어내려는 작태를 벌이고 있다"며 "당명을 국민의힘이 아니라 '당리당략의힘', '윤석열의힘'으로 바꾸라. 그리고 대다수 국민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좀 들으라"고 촉구했다. 

이정아 대구시국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은 "11일 만에 윤석열을 탄핵시킨 우리는 '집회의 민족'"이라며 "앞으로는 헌재의 시간이다. 탄핵안이 인용되기 위해 긴장감 놓지 않고 시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 허소)도 이날 논평에서 "정치인으로서 품격은커녕 기본조차 없는 언사는 시대역행 구태 정치"라며 "탄핵 가결 역사적 사건 앞에 정치적 생존만 생각하는 모습이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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