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일 내란의 밤으로부터 두 달 동안은 끔찍한 나날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를 정지하고, 체포하고, 구속해 법정에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모두의 힘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4일부터 열린 대구시민시국대회에 한 차례도 빠짐없이 참가한 이길우(57)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본부장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헌법 체계를 무시하고 관저에서 나오지 않던 윤석열과 그를 지키겠다고 불법을 저지르는 경호처를 포함해 온갖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남발하던 대통령 권한대행, 내란 범죄를 옹호하는 데 가장 앞장선 국힘까지 매 순간이 민주주의의 위기였다"며 "윤석열 파면까지 남은 날들이 힘들고 험할 수 있지만, 지치지 말고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으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이 헌정사상 첫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지난달 26일 구속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뒤 첫 주말을 맞았다.
이날도 대구 동성로 광장에 모인 500여명의 시민들은 "윤석열 즉각 파면"을 외쳤다.
대구경북지역 90여개 단체가 모인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회의'는 1일 오후 5시 대구 중구 CGV대구한일 앞에서 '제17차 대구시민시국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500여명의 시민들이 시국대회에 참석했다.
이날 오후 내린 비로 땅이 젖어 있는 상황에서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우비를 쓰고 일어선 채로 집회에 참여했다. 이날도 다양한 깃발과 피켓, 촛불 모양의 조명, 응원봉이 시민들의 손에 들렸다. "체포, 탄핵 끝까지 간다. 낙관하자", "석열아 춥다. 집에서 좀 쉬자", "민주주의 COME ON" 등의 피켓이 눈길을 끌었다.
대구4.16연대와 대구여성회 등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떡과 초코파이 등 음식을 나누기도 했다.
헌재에서 진행 중인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재판과 관련해 경남 창녕에서 온 황현미(40)씨는 "윤 대통령이 내란 혐의를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아 시민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면서 "정의가 승리하도록 하기 위해 계속 광장에 나와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달 31일 '내란 특검법'에 대해 두 번째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27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첫 번째 내란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국회로 다시 돌아간 법안은 찬성 198표, 반대 101표로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이어 민주당 등 야당은 두 번째 내란 특검법에서 윤 대통령의 내란행위 선전, 선동, 외환 유도 사건 등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고, 재적 의원 274명 가운데 찬성 188표로 지난 1월 17일 국회를 통과했다.
시민 A(30)씨는 "최 권한대행이 여야가 합의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윤석열이 하던 짓을 이어받아 거부권을 남발하고 있다. 최상목 대행도 계엄에 깊게 연루돼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이날 시국대회 뒤 CGV대구한일에서 출발해 공평네거리, 봉산육거리, 반월당역을 거쳐 중앙네거리까지 대구 도심 2.5km를 행진했다.
한편,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회의'는 오는 2월 8일 토요일 오후 5시 CGV대구한일 앞에서 '제18차 대구시국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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