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9.11.15 금 18:36
> 뉴스 > 지역사회
   
대구희망원, 장애인 탈시설 1년..."30년만에 찾은 자유, 행복하다"
'시민마을' 폐쇄 1년간 장애인 35명 탈시설 / 자립생활 분석결과 "자기결정권·자율성·삶의 질 향상"
외출증 없이 나가고, 먹고 싶은 음식 먹고...조민정씨 "자립 자신감"·서금순씨 "천금 줘도 안돌아가"
2019년 11월 01일 (금) 18:02:20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hsg@pn.or.kr

   
▲ 희망원에서 탈시설한 조민정씨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2019.10.31)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대구시립희망원 내 장애인 거주시설 '시민마을'에서 지난해 나와 새 집에서 삶을 시작한 조민정(41.중증 뇌병변장애)씨는 '탈시설' 1년째 소감을 "(시설에서 나와서) 즐겁고 행복하다"며 "처음엔 두렵기도 했지만 자립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다신 답답한 시설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31일 밝혔다.

최근 조씨는 처음 탈시설해 머물던 '자립생활체험홈'을 나와→'임대아파트'로 이사갔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생활하는 작은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또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일자리 지원사업을 통해 취업을 했고 집 주변 친구도 사겼다. 조씨는 "앞으로 재밌고 즐겁게 나의 인생을 살겠다"고 말했다.

   
▲ "천금 줘도 안돌아가"...서금순씨의 희망원 탈시설 소감(2019.10.31)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올해 초 희망원 시민마을에서 나온 서금순(64)씨는 "이제야 겨우 내 자유를 찾았다"면서 "천금을 준대도 다시는 시설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다. 서씨는 사고로 목을 다쳐 상반신 일부와 하반신 전체가 마비된 중증 신체장애인이다. 그는 지난 30여년의 세월을 희망원에서 살았다. 처음에는 시민마을을 폐쇄한다고 했을 때 그는 반대했다. 대구시청에도 찾아가 호소했다.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자립생활체험홈에서 생활해보니 생각이 변했다. "외출증 없이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고, 먹고 싶은 음식 메뉴도 직접 정할 수 있어 좋았다"고 그는 말했다. 다치기 전 살았던 것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 같아 행복하다는 말이었다. 때문에 이제는 시설에 남은 이들에게 "나가서 살아보라"고 권하고 있다. 서씨는 "이렇게 좋은 세상 있는지도 모르고...시설에서 살지 말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대구희망원 '시민마을' 폐쇄 1년 장애인 탈시설 보고대회(2019.10.31)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 희망원에서 나온 33명의 장애인들도 보고대회에 참석했다(2019.10.31)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대구희망원 시민마을이 문을 닫은 지 1년이 됐다. 2016년 희망원 인권침해 사태가 불거지면서 장애인 탈시설 요구가 높아졌고 2017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35명의 장애인들이 탈시설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대구시는 31일 동구 신천동 MH컨벤션에서 '대구시립희망원 시민마을 폐쇄 1년 장애인 탈시설 보고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희망원에서 탈시설한 장애인 33명을 비롯해 여러 단체와 기관 인사들이 참석했다.

박숙경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희망원 중증·중복 발달장애인 탈시설 자립지원 시범사업 성과분석'을 발표했다. 분석을 해보니 올 3월 시민마을에서 나와 자립생활체험홈에서 생활한 발달장애인 9명은 ▲사회활동량 증가 ▲자율성·삶의 질 향상 ▲도전행동(비명·고함 등) 개선 ▲건강 상태 개선 결과가 나왔다. 반면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는 것은 부족하다고 나왔다. 박 교수는 "희망원 탈시설 장애인들 삶의 질이 불과 반년만에 크게 좋아졌고 자기 결정권도 높아졌다"며 "다만 지역사회에 잘 섞일 수 있는 지원체계와 방안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이들도 지역에서 잘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센터협의회 회장은 "희망원 인권유린 문제는 다른 장애인 거주시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며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로 '탈시설'을 정한만큼 적극적으로 탈시설 정책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미연 UN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은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 180개국이 비준한 'UN(유엔.국제기구)장애인권리협약'에선 장애인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생활을 명시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탈시설을 통해 장애인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에 힘써야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대구시 옴부즈만 10년...복지·인권, 그 길을 묻다· 대구희망원, '횡령·비자금' 신부·공무원 등 7명 전원 유죄
· '탈시설' 약속 저버린 대구시...'장애인 거주시설' 허가 논란· 대구시 첫 인권옴부즈만, 첫 현장은 '시립희망원'
· 권영진 대구시장 '장애인 탈시설' 공약, 3년간 10%도 못지켰다· 운영자 바뀐 대구시립희망원, 5개월만에 대표원장 사직
· '장애인 탈시설 약속 어긴 대구시'...올해 인권뉴스 1위 불명예· 횡령에 위조까지...'시설 비리'로 얼룩진 대구 복지
· 대구시청 앞 장애인들의 붉은 라커..."권영진 시장, 공약 지켜라"· 전석복지재단, '희망원' 수탁 1년만에 대구시에 반납 통보
· 대구 '탈시설' 장애인들 "활동보조 평가기준 현실화해야"· 대구시 '장애인 탈시설' 4년, 이행은 절반 수준..."지원 늘려야"
· 대구 '사회서비스진흥원' 내년 설립...'이사회 구성'이 관건· 대구 중·동·북구, 장애인 자립지원조례 제정 협약...다른 구·군은?
·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의혹 조사, 숨겨진 진실 밝혀질까· 희망원, 장애인 '부정선거' 의혹 대구시 알고도 '묵인'?
· 대구희망원, 온종일 간병에 월급 13만원...국감 "노동착취" 질타· "대구희망원 인권유린, 천주교는 진실을 숨기지 마십시오"
· 천주교, 희망원 사태 '사과문' 발표...시민사회는 "변명" 비판· 대구희망원 대국민 사과..."인권유린 사실이면 전원 사표"
· '매일신문' 기자들, 자사 희망원 보도에 대자보 "참담, 부끄럽다"· 대구희망원, 쇄신한다더니 '꼬리 자르기식' 형식적 처벌 비판
· 대구희망원, 거주인 '독방구금'...또 인권유린 의혹· 대구시, 천주교재단에 대구정신병원 25년간 '무자격' 위탁
·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침해', 36년만에 사실로...· 희망원, 비자금 폭로 입막음까지 "검찰, 성역 없는 수사해야"
· 대구희망원 '횡령' 의혹, 천주교대구대교구 신부 결국 구속· "대구희망원, 7억원대 횡령"...'천주교 재단' 모르게 가능한가
· 대구시, 희망원 '민간위탁' 강행에 장애인단체와 충돌· 희망원 사태, 대구시 '직영 전환' 합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본 신문에 게재된 기사, 링크에 대한 모든 법적권리와 책임은 기사작성자 평화뉴스 에게 있습니다.
* 평화뉴스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신문윤리강령과 신문윤리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 제호 : 평화뉴스 * 편집.발행인 : 유지웅 * 창간.발행일 : 2004년 2월 28일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대구 아00010 * 정기간행물 등록 연월일 : 2007년 3월 14일
(우)41266 대구시 동구 국채보상로 155길 54 (상가동 202호) | 대표전화 053-421-6151 | 팩스 0505-421-61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지웅
Copyright 2008 평화뉴스. All rights reserved. 전자메일 pnnews@p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