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1.1.22 금 14:41
> 뉴스 > 지역사회 | 코로나19
   
커지는 '제2 대구의료원 설립' 목소리..."포스트 코로나 대비"
토론 / 김동은·김건엽 교수 "공공병원 비율 너무 적고, 민간병상 대부분...공공의료 인프라 키워야"
대구시의원·시민단체 "시민 접근성 떨어져, 대구시 '검토'만 말고 계획세워야" / 시 "당장은 곤란"
2020년 08월 14일 (금) 01:46:33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hsg@pn.or.kr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재유행에 대비해 "제2 대구의료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차 코로나 사태 당시 감염병 확산이 전국에서 가장 극심했던 대구에서 '대구의료원'이 공공의료기관으로 큰 역할을 했지만 수많은 의료진들의 헌신이 뒤따랐다. 때문에 현재 지역 공공의료 인프라만으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어렵다고 보고 공공병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2020.8.12)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 김건엽 경북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2020.8.12)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코로나19지역거점병원'이었던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코로나 확진자들을 치료했던 김동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기획국장)는 지난 12일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토론('코로나19 최전선 대구의료원 역할과 과제 및 공공의료 확충방안')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통계를 보면, 국내 공공병원 비율은 5.7%에 불과하다"며 "OECD 평균이 52.6%인 것을 보면 대단히 기형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를 뒷받침하듯 현재 대구지역의 병상 3만8천개는 대부분이 민간병상"이라며 "만약 코로나 같은 감염병 사태가 재발하면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가 가장 극심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대구시는 대구의료원 414개 병상으로 겨우 버텨냈다"며 "17살 한 소년이 병상 부족으로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지는 참사도 있었다"고 했다. 때문에  그는 "제대로된 대비를 지금부터 해야한다"면서 "제2 대구의료원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에서 김건엽 경북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제2 대구의료원 설립에 힘을 실었다. 김 교수는 "대구의료원은 코로나 대응 방어선에서 가장 큰 역할을 했지만,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취약계층의 의료안전망으로서 역할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재유행은 의료계의 주된 의견"이라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기존 대구의료원 전문인력 확충과 호흡기내과·감염내과 전문의 보강이고, 제2 대구의료원과 같은 공공병원 확충 논의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배지숙 대구시의원,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김혜정 대구시의원, 전 서울시 보건복지국장 나백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 유완식 대구의료원장, 김재동 대구시 시민건강국장(2020.8.12)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와 '코로나19 사회경제 위기 대응 대구 공동행동'이 주최한 이날 토론에서 발제자들과 패널들은 공공의료 확충에 동의하면서 더 나아가 제2 대구의료원 설립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토론에는 감염의학 전문가, 대구시의원, 시민단체 인사, 지자체 인사 등이 참석했다.

의료계 뿐만 아니라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도 제2 대구의료원 설립에 힘을 실었다. 배지숙(미래통합당.전 대구시의회 의장) 대구시의원은 "대구의료원은 서구에 있어 동구지역에 있는 저소득 주민들이 이용하기에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면서 현재 위치의 한계를 꼬집었다. 때문에 배 의원은 "동구지역에 제2 대구의료원을 확충하는 게 어떻겠냐"며 "대구시는 대구의료원 추가 건립 논의 때마다 '검토하겠다'고만 말하는데, 이제라도 설립과 관련한 연구용역이라도 실시해 필요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김혜정(더불어민주당) 대구시의원은 당장 설립은 어렵지만 앞으로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제2 의료원이 설립되면 재정부담 가중으로 의료서비스 질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기존 의료원이 대학병원들과 연계해 협진체계를 구축하는 시스템 개선이 먼저"라고 제안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대구 8개 구·군 의료수요를 파악해 제2 의료원을 설립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감염병 재유행에 대비해 취약계층을 보듬을 지자체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은재식(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코로나대응대구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미등록 이주민, 쪽방촌 주민 등 취약계층 지원사업 20여개가 코로나 이후 모두 멈췄다"며 "물론 대구시 예산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1차적으로 취약계층을 고려해야 한다. 대구시가 어디에 방점을 두는 지 앞으로 두고볼 것"이라고 했다.

   
▲ '대구의료원 역할과 과제, 공공의료 확충방안 토론'(2020.8.12)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코로나 확산 시기에 공공병원의 긍정적 역할에 대한 서울시 사례도 나왔다. 서울시 보건복지국장을 지낸 나백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는 "서울 구로구 콜센터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 서울시는 보라매병원·동부병원 등 2곳의 지자체 공공병원에서 병상을 미리 확보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자택에서 대기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며 "부족한 역학조사인력도 공공병원에서 차출해 확보한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교수는 "공공병원을 단순히 추가 설립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신경써야할 부분은 제대로된 지원"이라며 "공공병원이 공적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지자체의 재정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공공병원 운영을 위해선 불가피한 적자도 감수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유완식 대구의료원 원장은 제2 의료원 설립에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미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만들어진 책자만 하더라도 400페이지 가까이 감염병 사태에 지켜야 할 내용이 다 담겨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 사태가 또 터지니까 공공의료를 확충해야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결국 기존에 있는 법, 지원대책, 시스템 등에 대한 연계와 시행 의지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공공의료 강화라는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공공병원 추가 설립은 당장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재동 대구시 시민건강국장은 "공공병원 추가 설립은 지방정부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지 않냐"며 "예비타당성 조사 등 각종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제2 대구의료원 등 공공병원) 절대 설립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 원칙과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대구시, 2차 팬데믹 오면 '간호대생' 투입?...10개 병원 간호사들 반발· 대구동산병원 간호사의 1인 시위..."감염병 대처 이대론 안돼"
· 코로나 '특별재난지역' 대구, 168일 만에 한달간 지역감염 '0명'· 대구 간호사들도 '불법의료' 강요받아..."의사 증원 지방은 더 절실"
· 대구시, 코로나에도 의료진 5백명 놀이공원 모아 '격려 이벤트' 빈축· 대구시, 공무원 '긴급생계자금 부정수급' 환수 조치..."거부시 징계 검토"
· '코로나 최전방' 대구 의료진 4천여명, 넉달간 받은 수당 '0원'· 생존권보험: 상상의 나라 ‘율도국’의 복지제도
· 약자 보듬었던 '대구적십자병원', 다시 문 못 열고 75년 만에 '철거'· '의료 공공성' 절실한 대구 총선..."노동자에게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 '코로나 거점' 대구 동산병원, 계약직 30명 해고 논란· 대구시, '공공의료지원단' 설치한다는데...시민단체 "직접 운영" 촉구
· 코로나가 드러낸 '무방비 도시' 대구의 민낯· '코로나 거점' 대구동산병원, 계약직 해고 철회...'전원 재고용'
· 코로나19 사태에 필요한 리더십· 대구시, '저소득층 코로나 마스크' 예산 뒤늦게 풀어 한 장도 못 사
· 우리는 서로의 안전망입니다· 대구, 코로나19 확산에...성당 미사도, 회의·행사 대관도, 사드반대 촛불도 '중단'
· '코로나' 덮친 동성로...서점·식당·극장 휴업, 마스크 품절·신천지 출입금지도· 대구 진료현장..."대구시, 감염병 대비 인프라 구축 등 사전대비 너무나 부실"
· 권영진 대구시장, 코로나19 컨트롤타워 맞나?...곳곳서 "불신"· 입원 기다리던 코로나19 확진자 대구에서 또 숨지는 '비극'
· 대구서만 '코로나19 확진자' 하루새 5명 숨져· 땀 흠뻑, 코피에 탈진...'코로나 치료거점' 대구 동산병원 의료 현장
· 경북도, 코로나 집단감염에 복지시설 581곳 코호트 격리...'적절성' 논란· "환자 콜. 빨리 빨리"...숨가쁜 현장, 경북대병원 '음압병실' 체험기
· 대구시, 재난기금 1,842억인데...'코로나 생활고' 저소득층 지원 0원· 1cm 유리창 너머 음압병상...필담에 무전, 더 살리기 위한 1분 1초
· 문 대통령 '첫 감염병 특별재난지역' 선포...대구경북, 뭐가 바뀌나?· 서민은 하루가 급한데...대구시 '긴급생계비' 하필 총선 다음날 지급 논란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본 신문에 게재된 기사, 링크에 대한 모든 법적권리와 책임은 기사작성자 평화뉴스 에게 있습니다.
* 평화뉴스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신문윤리강령과 신문윤리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 제호 : 평화뉴스 * 편집.발행인 : 유지웅 * 창간.발행일 : 2004년 2월 28일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대구 아00010 * 정기간행물 등록 연월일 : 2007년 3월 14일
(우)41266 대구시 동구 국채보상로 155길 54 (상가동 202호) | 대표전화 053-421-6151 | 팩스 0505-421-61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지웅
Copyright 2008 평화뉴스. All rights reserved. 전자메일 pnnews@p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