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평가를 위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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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주 칼럼] 무엇이 시민사회의 가치인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2022년 대선과 지선이 모두 끝났다.
이번 선거는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17곳 중 12곳, 보궐선거 7곳 중 5곳에서 이겼으며, 기초단체장은 국민의힘 145곳, 민주당 63곳, 무소속 17곳, 진보당 1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광역의원은 872석 중 국민의힘이 540석, 민주당이 322석을 차지했고 기초의원은 전체 2987명 중 국민의힘이 1435석, 민주당이 1384석을 차지했다. 지역주의 부활과 국민의힘의 압승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2006년 지방선거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민주당의 선거참패 원인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면 지지층의 붕괴가 원인이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지지층은 ‘자유주의 온건·진보 성향의 고학력 도시 중산층(리버럴)’과 호남이었으며 탄핵 촛불로 만들어졌던 ‘반기득권 포퓰리스트 연합’(촛불동맹)이라고 한다. 민주당은 2010년 6월부터 상승하여 2012년 대선 패배를 딛고 청와대, 지방 권력, 압도적 의회 권력까지 장악하는 과정에서 당의 기본적 가치가 변하였고, ‘조국사태’를 지나면서 기존 지지층과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던 ‘촛불동맹’까지 붕괴했다는 것이다. (<한겨레> 2022년 6월 9일자 / 온라인 기사 전문 <'조국 사태'…민주당은 이때부터 길을 잃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한겨레의 민주당 지지층 28명 ‘표적집단 심층면접’ 결과를 보면 민주당에 실망한 이유로 ‘무능’과 ‘위선’을 꼽았고, 이번 지방선거 때 민주당에 투표했던 이들조차 사실상 거대 양당의 대결 구도 속에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했다고 한다.
 
<한겨레> 2022년 6월 9일자 6면(기획)
<한겨레> 2022년 6월 9일자 6면(기획)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평가와 논의는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는 시민사회의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시민사회는 2000년 낙천 낙선 운동 이후 전면적인 선거 개입은 가능하지도 않았고 시도하지도 않았다. 대신 투표 독려 운동과 부적격 후보 낙천 요구, 정책협약식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지역은 시민사회의 정책협약에 응하지 않고 정책질의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당선 가능한 후보들의 행태로 시민사회의 노력은 무의미하기 일쑤이다. 이번 선거에서 홍준표 시장은 ‘어떤 직능단체, 시민단체와도 정책협약을 맺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불통을 선언하기까지 했다.

시민사회가 선거 대응을 한다 하더라도 ‘시민사회 가치’에 대한 이해도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이번 지선에서 시민후보로 나선 교육감 후보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질의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응답을 번복하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뒷전으로 밀쳐져서는 안 되는 인권의 가치가 시민사회의 상식이 아님을 확인하는 뼈아픈 일이었다.

무엇이 시민사회의 가치인가? 다시 논의하고 합의하여야 한다. 지역시민사회가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혜를 모으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선거 과정과 결과뿐만 아니라 한국 정치의 과거와 미래, 전 세계정세의 변화 등이 넓게 논의되고 토론되면 좋겠다. 팬덤 정치의 폐해, 정당과 시민사회의 관계, 근본적인 문제 임에도 대선과 지선에서 의제화되지 못한 계급·불평등·노동의 문제, 진보정당의 미래, 기후위기, 세대와 젠더 갈라치기의 문제점 등등. 이 과정에서 지역시민운동의 현황과 과제, 연대운동의 과제도 자연스레 논의될 것이다.

시민운동은 영향력 감소뿐만 아니라 신뢰도도 낮아진 상황이다. 단체와 의제별 과제들은 실무에 파묻히게 하고 전체를 보기 어렵게 한다. 그러나 시민운동은 전체를 바라보고 논의하고, 과거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국제정세와 국내정세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데이터 해석을 통한 의제 설정과 활동을 시작할 때이다.

 
 
 






  [남은주 칼럼 34]
  남은주 / 대구여성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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