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부족함으로"...TK 민주당 이재명·백수범 "다시 변화의 시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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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몰표'로 막내린 TK 대선...이재명 21~23% vs 윤석열 72~75%
대구 중남구 보궐, 임병헌 당선...백수범, '1여5야'에도 19.41% 그쳐


제20대 대통령선거가 '검찰 출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당선으로 막을 내렸다. 첫 'TK 출신 민주당 후보'를 내세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최종 집계 결과, 윤석열 후보는 48.56%, 이재명 후보는 47.83%였다. 두 후보의 격차는 0.73%p에 불과했다. 유효 득표수 247,077표의 차이였다. 지난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격차 1.53%p(390,557표)보다 더 적은, '역대 최소 격차' 대선으로 기록됐다. 이번 대선의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2.37%에 그쳤다.

그러나 대구경북은 이번에도 '보수 몰표'를 다시 보여줬다. 전국 0.8%p 차이의 초박빙 승부와 달리, 대구는 75.14%, 경북은 72.76%를 윤 후보에게 밀어줬다. 반면 이 후보는 대구 21.60%, 경북에서 23.80%에 그쳤다. 5년 전인 2017년 19대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후보(대구 21.76%, 경북 21.73%)의 득표율과 비교해, 이 후보는 대구에서 문 후보에 조금 미치지 못했고 경북에서는 조금 웃도는 정도였다. 그나마 '고향' 안동에서 29.13%를 얻어 선전했으나 윤 후보(67.84%)에게는 크게 밀렸다.

이재명 후보는 낙선이 10일 새벽 낙선이 확정되자 민주당 당사을 찾아 "모든 것이 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여러분의 패배도 민주당의 패배도 아니다. 모든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의 대구 두류공원 유세(2022.3.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재명 후보의 대구 두류공원 유세(2022.3.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10일 "대구시민 여러분 죄송하고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렬한 반성과 쇄신으로 다시 거듭나겠다. 더 낮은 자세로 대구시민의 삶 속에 녹아드는 대구시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도 10일 "변함없이 경북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경북도당은 "경북은 이재명 후보가 23.8%를 얻어, 역대 대선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보였던 19대 대선(문재인 21.8%, 홍준표 45.4%)보다 높았고, 이 후보 고향인 안동시(29.1%)를 비롯해 구미시(26.7%), 포항남(25.6%), 영주시(25.5%), 경주시(25.0%), 칠곡군(24.9%), 포항북(24.8%) 등 젊은층들이 많은 도시지역에서 많은 지지를 얻었다"면서 "이러한 경북의 득표는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경북도민의 열망이 표로 나타난 결과이며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매우 의미있는 대선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 현황(대구)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최종)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최종)
 
반면 '국민의힘 경북을살리는 선거대책위원회'는 10일 "압도적인 지지로 윤석열 후보를 당선시켜 주신 경북도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에서 보여주신 '공정과 상식이 살아있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라'는 국민들의 지엄한 명령을 받들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밝혔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 백수범 후보는 3위로 낙선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뇌물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의원의 사퇴로 실시됐고, 그 책임이 있는 국민의힘이 '무공천' 방침으로 후보를 내지 않아 민주당 백수범, 국민의당 권영현, 국민의힘을 탈당한 무소속·도태우·주성영·임병헌·도건우 후보의 6자 구도로 치러졌다.
 
결과는 남구청장을 지낸 무소속 임병헌 후보의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임 후보는 22.39%로 국민의당 권 후보(21.56%)를 불과 0.83%p(1,193표) 차이로 당선됐다. 대선 개표 결과와 비슷한 초박빙 양상이었다. 지명도가 높지 않았던 권 후보의 선전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윤석열 지지 단일화·사퇴'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임 후보는 당선 즉시 "국민의힘 복당"을 밝혔다.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개표 현황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최종)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최종)

개표 초중반에 2위를 달리며 역전을 노리던 백수범 후보는 최종 집계 19.41%를 얻어, 도태우(18.64%)·주성영(11.97%)·도건우(6.00%)에 앞선 3위로 마쳤다. 절대 강자 없이 보수정당·무소속 후보 5명이 표를 나눠가진 것을 감안하면 백 후보의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백수범 후보는 10일 낙선 인사를 통해 "이번 선거의 패인은 오직 한가지, 후보 자신의 부족함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더 노력했어야 했고, 더 분발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백수범 후보 유세(2022.3.8) / 사진 출처. 백수범 페이스북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백수범 후보 유세(2022.3.8) / 사진 출처. 백수범 페이스북
 
그러나 "이번 낙선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대구 중구남구 주민 여러분을 위해 다시 뛰겠다. 제가 공약했던 일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동분서주하겠다. 중구남구의 발전을 위해 제가 필요한 곳은 어디든 가겠다. 항상 여러분 곁에 청년 백수범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고 각오와 당부를 전했다.

대구경북은 역대 대선과 총선에서 '보수 몰표'를 보이며 '보수 텃밭'으로 불렸다. 이번 대선과 보궐선거 역시 '보수 몰표'의 역사를 이어갔다. 'TK 출신 민주당 후보' 이재명과 백수범 후보의 "저의 부족함"이라는 낙선 인사처럼, 그 부족함을 잘 채워간다면 '보수 몰표' 대구경북 표심에도 "변화의 시작"을 알릴 수도 있다. 다음 전국 단위 선거는 6월 1일 지방선거, 석 달도 남지 않았다.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 현황(경북)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최종)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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