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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박정희 동상' 우후죽순, 이미 6개→4개 더해 10개로...비용만 6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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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구미, 포항, 경주, 청도 등 6개
신규 대구, 경북도청, 영남대 등 4개
올해 안에 TK 동상 10개로 늘어난다
지자체들 "흠보다 공, 산업화 정신"
시민사회와 야3당, 전국적으로 반발
"헌법유린한 친일독재자...시대퇴행"

고인이 된 박정희 전 대통령 모습을 본딴 동상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전국에 벌써 9개의 박정희 동상이 건립됐다. 올해 안에 4개의 동상이 더 들어설 예정이다.

동상이 가장 많이 들어선 지역은 '보수텃밭'인 대구경북이다. 현재 6개의 박정희 동상이 세워졌다. 앞으로 지어질 4개의 동상도 모두 TK 지역이다. 대구에서는 2개의 동상이 한꺼번에 생긴다.

경북도청 앞에는 10m 동상이 선다. 전국 최대 규모다. 경산 영남대학교에도 박정희 동상이 들어설 예정이다. 대구경북은 현재 6개에서 건립 예정인 4개를 더하면 모두 10개로 늘어난다. 

전국 지자체 박정희 동상 건립 현황 / 사진 편집.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전국 17개 지자체에 23일 확인한 결과, 박정희 동상이 설치된 곳은 전국 7곳 모두 9개다. 가장 많이 동상이 세워진 곳은 경상북도다. ▲경북 구미 상모동 박정희 생가터 5m 입상 ▲구미초등학교 5m 입상 ▲포항 문성리 새마을운동발상지기념관 1.35m 좌상 ▲경주 보문관광단지 관광역사공원 1.8m 입상 ▲경주 관광역사공원 1.5m 좌상 ▲청도 신도마을 1.75m 입상 등 6개다. 이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문래근린공원 2.3m 흉상 ▲경기 성남 새마을중앙연수원 2.1m 흉상 ▲강원 철원 군탄공원 3m 입상이 있다. 

올해 하반기 안에 설치를 앞둔 동상은 4개다. 예정지는 모두 대구경북이다.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 3m 입상 ▲대구 남구 대표도서관 공원 6m 입상 ▲안동 경북도청 앞 천년숲정원 10m 입상 ▲경산시 영남대학교 캠퍼스 대학본부 3.5m 입상이다. 대구 2개, 경북 2곳에 신규로 동상이 지어진다. 모두 지자체들이 예산을 편성해 제작했다. 경북도청 앞과 영남대의 경우에만 민간에서 비용을 지불했다. 

◆ 예산도 만만치 않다. 구미시는 18억5,000만원, 경주시는 5억원을 썼다. 나머지까지 더하면 TK 동상 건립비용은 30억원이 넘는다. 서울, 경기, 강원도 동상 3개 건립비까지 합치면 40억원으로 늘어난다. 

건립을 앞둔 동상에 책정된 예산도 수십억원이다. 대구시는 2개 동상을 짓는데 14억5,000만원을 책정했다. 민간단체(사단법인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박동추))가 모금을 통해 돈을 댄 경북도청 앞 동상은 10억원, 한 동문이 발전기금을 낸 영남대는 4억원이다. 4개 동상을 짓는데 30여억원이 더 든다. 전국적으로 박정희 동상을 짓는데 쓴 건립비는 7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가운데 56억원이 세금이다.  

경북 구미 박정희 생가터에 있는 '박정희 동상' 앞에서 '박정희 99돌 탄신제' 중 동상에 큰절하는 시민들(2016.11.1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 구미 박정희 생가터에 있는 '박정희 동상' 앞에서 '박정희 99돌 탄신제' 중 동상에 큰절하는 시민들(2016.11.1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상북도 경주시 보문관광단지 내 관광역사공원 '역사의 다리' 위 박정희 동상에 "역사의 죄인",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상에는"국정농단 주범" 팻말이 걸렸다. 시민단체가 비판의 의미로 이날 걸었다.(2024.5.16) / 사진.(가)박정희우상화반대경주범시민운동본부
경상북도 경주시 보문관광단지 내 관광역사공원 '역사의 다리' 위 박정희 동상에 "역사의 죄인",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상에는"국정농단 주범" 팻말이 걸렸다. 시민단체가 비판의 의미로 이날 걸었다.(2024.5.16) / 사진.(가)박정희우상화반대경주범시민운동본부

지자체들은 박정희 기념사업의 취지를 산업화 정신을 기리는 것이라고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고향인 대구경북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대통령 재임시절 그의 공을 업적으로 오랫동안 기려야 한다는 것이다. 

◆ 대구시 관계자는 "경제 성장의 공을 높이사 박정희 산업화 정신을 기리기 위해 동상을 설치하는 것"이라며 "정치적인 배경은 제외하고 봐달라"고 23일 설명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4월 대구시의회 본회의에 참석해 "자랑스러운 역사를 재조명해야 한다"면서 "오늘날 눈부신 경제 성장은 박정희 정신에서 비롯됐다. 당당히 기념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광주에는 저항정신 상징인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사업이 참으로 많지 않냐"며 "5천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워 산업화 정신을 기리겠다"고 덧붙였다. 

경북도청 관계자도 "흠보다 공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박동추 관계자들의 동상 건립 제안을 받아들여 부지 사용을 승인했다. 박동추는 동상 건립 후 경북도에 기부채납한다.  

대구경북 박정희 우상화 반대 전국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대구경북의 박정희 우상화 사업 반대한다"(2024.9.5.국회 소통관) / 사진.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범시민운동본부
대구경북 박정희 우상화 반대 전국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대구경북의 박정희 우상화 사업 반대한다"(2024.9.5.국회 소통관) / 사진.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범시민운동본부

◆ 하지만 시민사회와 야당의 반응은 냉담하다. 친일과 독재 상징인 인물에 대한 우상화라는 비판이다. 

전국 74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범시민운동본부'와 '전국 시민단체연대회의'는 지난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의 박정희 우상화 사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박정희 동상을 세우고 기념하는 것은 대구경북 긍지를 무너뜨리는 일이자, 역사 왜곡"이라며 "친일과 독재, 헌법을 유린한 이를 기념하는 행위는 시대정신 퇴행이다.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임미애(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비롯해 조국혁신당 차규근(비례), 진보당 정혜경(비례) 등 야3당 국회의원 3명도 참석했다. 이들 역시 시민사회와 함께 대구경북 지자체들을 규탄했다.   

대구경북 단체들이 모인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범시민운동본부'는 지자체들이 동상을 설치하고, 예산을 사용하는 근거인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전직대통령 기념사업 조례')를 문제로 보고 "조례 폐지"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주민감사도 청구한 상태다. 또 야3당은 박정희를 비롯해 이승만 전 대통령 등에 대한 기념사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독재자 기념사업 금지법'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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