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에서 '박정희 동상' 추진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의원들이 "일본군 장교·독재자"라고 비판하며 '중단'을 주장했지만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공(功)을 인정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며 강행 의지를 보였다.
조국혁신당 정춘생(비례대표) 국회의원은 17일 경북도청(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국회의 경상북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도 이미 독재자라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세계 정상들이 모여 회의를 여는데 그 장소에 독재자의 동상이 있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입장에서 부끄럽지 않겠냐"고 따졌다.
경북은 올해 경주보문단지에 4억원을 들여 박정희 동상을 2군데나 세웠고 경북도청 앞에도 또 10미터 크기의 박정희 동상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경주에서는 내년에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회의가 예정돼 있다.
정춘생 의원은 또, 보문단지의 박정희 동상에 대한 경주 시민단체의 반발에 대해 "시민들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나", 경북 지자체의 박정희 동상 성금모금에 대해 "강제할당 아니냐"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독립군을 체포하러 다녔던 일본군 장교', '군사쿠테타로 정권 잡고 수많은 민주인사 탄압'을 지적하며 "역사적으로 공과는 있지만 그가 독재자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그런 사람의 동상 건립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자칫 독재를 옹호하고 미화하는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더 이상의 동상 건립은 안된다. 기존 동상도 철거해야 한다는 시민단체 의견을 적극 수용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식(경기 용인시갑) 의원도 "박 전 대통령의 공이 크지만 그 분에게 피해를 받은 사람이 너무 많고 아직도 생존해 계신 분들도 너무 많고 역사적인 평가도 완전히 끝났다고 볼 수 없다"면서 "박정희 동상은 피해를 본 사람들의 상처가 다 치유된 이후에, 온전한 역사적 평가가 내려진 후에 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의원들의 지적에 반박했고 논쟁은 이어졌다. 이 지사는 '경주시민단체의 반발'에 대해 "시민단체 반발이 아니라 밖에 있는 분들이 가서 약간의 소란이 있었다"고 말했고, "외부 인사가 아니다"는 정춘생 의원의 반박에는 "외부에서 와서 동상보고 눈물 흘리는 분도 있다"고 맞받았다.
이 지사는 또 지자체의 동상모금 강제 할당 주장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아니고 지자체의 시민위원회에서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고, '우상화' 주장에 대해서는 "선진국 되는데 가장 영향력 큰 사람이 박 전 대통령이란 것은 온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인물에 대한 평가가 너무 인색하다", "공을 좀 인정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정희 동상'에 대한 정춘생 의원과 이철우 지사의 문답 전문이다.
▲정춘생 - 열악한 재정 상황에서도 경주 보문단지에 4억원을 들여서 박정희 동상을 두군데나 설치하셨습니다. 하나는 박정희 대통령의 회의 하는 동상, 또 하나는 보문단지를 시찰하는 동상이다. 갑자기 보문단지에 박정희 동상을 설치한데 대해 경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센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시민들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셨습니까?
△이철우 - 시민단체에서 반발한게 아니고 밖에 있는 분들이 가서 약간의 소란이 있었습니다.
▲정춘생- 밖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고 시민단체에서 저한테도 찾아왔었다. 동상 철거하는데 목소리 내달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의견은 정확하게 들으셨으면 좋겠다. 외부 인사가 아니라는 부분을.
△이철우 - 외부에서 와서 동상보고 눈물흘리는 분도 있습니다
▲정춘생 - 경북도청 앞에도 10미터 크기의 박정희 동상을 또 설치하려고 하시죠.
△이철우 - 시민단체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정춘생 - 자발적인거 맞습니까
△이철우 - 네네
▲정춘생 - 가뜩이나 재정적으로 힘든데 무슨 돈으로 자꾸 이렇게 동상을 세우는지 궁금했는데요. 과연 자발적인 모금인지 한번 보시겠습니다 . 저희가 입수한 한 기초자치단체 회의자료입니다. 박정희 동상 추진 관련 회의자료인데요, 동상건립 목적 기대효과 그 밑에 보면 국민성금 모금을 통한 동상건립, 위치 이런 것들 나와있구요, 성금모표액이 10억, 시군 인구별 할당에 천만원, 성금은 추진위원 10만원, 일반 1만원 이상으로 쓰여 있습니다. 이게 강제할당 아닙니까? 이게 자발적 모금 맞습니까/
△이철우- 자기들 위원회에서 구성해서 저렇게 계획을 정했는거지 우리 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정춘생- 왜 상관이 없습니까. 경북도에서 설치한 부분을 각 지자체에서 이런 식으로 모금하고 있는데 왜 상관이 없습니까
△이철우 - 지자체에서 하는게 아니고 지자체별로 위원회가 구성됐습니다.
▲정춘생 - 지자체에서 각 위원회를 구성해서 이렇게 회의를 진행하면서 시군별 인구별 할당을 다 하고 있는 겁니다. 자발적 모금이 아닙니다.
△이철우 - 행정기관이 하는게 아니고 시민위원회에서 하고 있습니다.
▲정춘생 - 그 위원회가 자발적으로 되는건 아니구요 다 시달이 돼서 지자체별로 할당을 해서 모금을 하고 있는 게 확인이 됐구요
▲정춘생 - 자료를 보시면 박정희 동상이 전국에 9개 설치돼있는데 경상북도에만 6개 설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도 이미 독재자라고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타임지 표지 표지, 내용을 보면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는 독재자라고 국제사회에서 평가하고 있다;. 이것을 인정하고 도정을 이끄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내년 에이펙 정상회의 경주에서 열립니다., 세게 정상들이 모여서 회의를 여는데 그 장소에 독재자의 동상이 있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입장에서 부끄럽지 않겠습니까.
△이철우 -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합니다.
▲정춘생 - 경주에 자랑할만한 것들이 많은데, 독재자의 동상이 여러곳 설치돼 있다는거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일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간도에서 독립군 투사를 체포하러 다녔던 일본군 장교였습니다. 이후 군사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고 수많은 민주인사들을 정적으로 몰아 탄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공과는 있지만 그가 독재자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 사람의 동상 건립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자칫 독재를 옹호하고 미화하는 것으로 보일까 우려됩니다. 더 이상의 동상 건립은 안된다는 의견을 말씀드리고, 기존 동상도 철거해야 한다는 시민단체 의견을 적극 수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철우 - 네. 유엔에서도 인정했지만 후진국에서 선진국된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고 그기서 가장 영향력 큰 사람은 박정희 대통령이란 것은 온 세계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나라는 인물에 대한 너무 평가가 인색하다는 생각을 갖고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또 그 보다 평가가 안좋은 분이 계셔도 공을 좀 인정하는 그런 나라가 돼야 됩니다.
▲정춘생 - 그러니까 공과에 대해서도 평가를 하는건 맞지만 경상북도에 상징적인 설치물들이 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으로 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철우 - 평가가 여러가지 있으니까 좀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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