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 경제 정책 실패로 전국이 어렵지만, 대구 경제와 민생은 더 심각하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보다 지역경제가 더 어렵다. 기업과 골목상권이 말도 못한다.
허소(55)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23일 오후 대구시 중구 삼덕동에 있는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 사무실에서 윤석열 정권의 지난 3년을 이처럼 평가했다. 박한 평가의 핵심은 '경제 실패'였다.
그는 "민주당은 이번 대선을 '경제 대선'으로 치를 것"이라며 "대구의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것에 방점을 찍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경제는 보수'라는 신화는 사실상 깨졌다"면서 "대구의 경제를 망친 윤석열, 국민의힘 일당독재의 무능함을 이번에는 심판할 수 있게 대구시민들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6.3 대통령 선거가 40일 앞으로 다가왔다.
비상계엄으로 인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치러지는 대선이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2025년 윤 전 대통령까지 2명의 대통령이 탄핵돼 임기를 못채웠다. '보수텃밭' 대구는 압도적 지지를 보낸 대통령이 다시 불명예 조기 퇴진하는 상황에서 대선을 맞았다.
단순 셈법으로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불리하고, 제1당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유리하다. 하지만 누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어도 대구에서 '보수 표심'을 잡기란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다.
현재 민주당의 경우 김경수, 김동연, 이재명(가나다 순) 등 3명의 후보가 당내 경선을 펼치고 있다. 앞서 문재인에 이어 이재명까지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대구에서 얻은 득표율은 21%대다.
마의 22% 득표율 이번 대선에선 깰 수 있을까? 민주당 대구시당의 전략을 들었다.
다음은 허소 위원장과의 1문 1답 인터뷰 내용이다.
탄핵 국면 4.2재보궐선거 김태형 달서구 민주당 대구시의원 후보 25.9% 득표. 3년 전 지방선거 김성태 시의원 후보 득표율 26.8%. 유리한 국면에서 득표율 하락. 분석과 책임은?
허소: 탄핵 국면이 유권자들 재보선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지 않다. '탄핵이 민주당에 유리하다' 일률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탄핵에 찬성하는 시민들 소수지만 있었다. 하지만 그런 분들조차 민주당을 쉽게 선택하지 않았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우리 예상보다 투표율(4.2재보선 대구 투표율 16.8% 전국 최저 수준)이 낮았다. 반성을 하자면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았던 분들, 비(非)국민의힘 성향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오도록 투표 참여 욕구를 끌어올리고, 민주당을 선택할 수 있게 했어야 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판결이 생각보다 지연돼 대선보다 탄핵 인용이 더 중요해 광장으로 노력이 분산된 점도 있었다.
3년 전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대구 득표율 21.6%. 이번 21대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의 현실적인 대구 득표율 예상치와 목표는 어느 정도로 설정하고 있나?
허소: 문재인 후보 2017년 제19대 대선 득표율이 21.76%였다. 22%를 넘지 못했다. 큰 흐름 속에서 보자면 대구는 후보가 속한 정당을 많이 본다. 후보가 다르고, 구도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크게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비상계엄'이라는 대형 사건이 있었다.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다 해도 이번만큼은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제법 많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두번째는 대한민국 경제가 너무 어렵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경제 정책이 완전 실패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때보다 대구지역 경제가 더 어렵다. 대구 경기와 민생이 IMF 때보다 더 힘들다. 크게 두가지 이유로 이번에는 '대한민국 경제 살리기', '대구 민생 살리기'에 방점을 찍고 대구의 재도약을 목표로 민주당은 대선에 임한다. 시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캠페인을 벌이면 22%를 깰 것이다. 현실적 득표율 예상치는 27%~28%고, 목표는 30%까지 꿈 꾸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보수 정당 늘 '색깔론' 공격. 대구에서 또 등장 할 가능성 있다. 대안은?
허소: 선거 막판이면 상대방(국민의힘) 측은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불안과 혐오를 극대화시키고 유권자들을 자극한다. 민주당 후보를 향해 '빨갱이', '경제 무능', '악마화', '발목잡기', '데모꾼', '공산주의자', '포퓰리즘(대중 인기 영합주의)' 등 부정적 이미지 프레임화를 한다.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마치 대한민국이 망할 것처럼 주장한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선 그런 네거티브(부정적), 흑색 선전이 덜 먹힐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 경선 중. 대구에 거의 안오거나 주말에만 오는 등 타 지역 대비 '대구 포기'비판 나온다. 중앙당과 후보들 의지 부족인가, 대구시당 노력 부족?
허소: 실제는 그렇지 않다. 현재 민주당 대선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중앙당이나 대구시당이 후보들 일정을 관리하지 않는다. 각 후보 캠프가 판단한다. 대구에 잘 오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경선 기간이 굉장히 짧아서 그렇다. 그리고 후보들이 직접 찾아간 지역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지역 현장 경선 장소가 4곳에 불과해 그 지역을 중심으로 가다보니 적게 느껴진 것 같다. 특별히 대구에 덜 온 게 아니다. 이재명 후보만해도 대구에서 네이버·카카오 웹툰, 넷플릭스 총괄자와 의미 있는 행사를 했다. 무엇보다 탄핵안이 통과되고, 광장에서 시민 의지를 모아 헌법재판소에 전달하기 위해 늦게까지 탄핵 운동을 하다보니 경선을 늦게 시작한 여파가 컸다. 우리당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 경선 기간보다는 더 많이 대구에 올 것이다. 영남권 경선을 울산에서 한 것도 3,000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공간이 대구에 없어서 그렇다. 대구 엑스코 최대 수용 인원은 2,000명이라 개최가 불가능했다.
3년 전 대선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 사람이 잘 모이지 않는 두류공원에서 유세. '식상', '뻔하다', '흥행 실패' 비판 커. 민주당 불모지 대구에서 이번 선거운동 변화나 복안?
허소: 예전 같은 실수가 있으면 안된다. 지난해 12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후보가 동성로를 1시간 30분 정도 걸었다. 2030 청년세대들이 엄청나게 좋아하고 이 후보 옆에 와서 휴대폰 셀카도 찍었다. 이번 대선 선거 유세 기간 중 대구시민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으로 가서 지지를 호소할 것이다. 2.28민주운동기념탑 같은 대구 민주화의 상징성이 있는 곳도 중요하지만, 유권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광장으로 나가는 그런 선거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 민주당 선대위 구상은? 대구 지역구 당선된 김부겸, 홍의락 두 전직 국회의원 역할은?
허소: 이번 대구선거대책위원회 짜임새 있게 준비 중이다. 다양한 목소리와 다양한 사람들이 같이 하는 '열린 선대위'를 만든다. 저를 포함해 최소한 5명~8명이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는다. 자신의 삶으로써 민주당 가치를 보여준 분, 당에서 오랫동안 존경 받은 분을 모시려 한다. '공동선대위원장'은 청년, 여성, 안보 등 분야별로 대표성을 가진 분들을 배치한다. 대구 기반을 갖고 선거운동에서 의미 있는 지지를 이끌어낼 커리어를 가진 분들을 모시려고 준비 중이다. '본부장단'은 현장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 위주로 꾸리려고 한다.
김부겸, 홍의락 전 의원도 당연히 정권교체를 위해 열정적으로 뛰실 당의 소중한 자산들이다. 김 전 의원은 국무총리까지 지낸 분이다. 중앙선대위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뛰어야 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한다. 홍 전 의원도 대구시 경제부시장을 지냈고, 국회 산자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많은 기업인들을 두루 아신다. 지난 이재명 대선 선대위에서 남부경제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직책을 맡든 안맡든 정권교체를 위해서 열심히 뛰실 것으로 안다.
민주당 후보들 대구 공약 시민에게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 많다. 전국 현안이거나 국민의힘과 큰 차이 없는 개발 공약 중심. 민주당만의 대표적 대구지역 공약은?
허소: 민주당 대구시당 경제정책자문단(단장 김재훈 대구대학교 경제금융학부 명예교수)이 올해 2월 출범했다. 지역 7대 공약을 준비 중이다. 중간 중간에 대구시당과 중앙당, 캠프가 유기적으로 협의해 지역 공약을 추가할 수도 있다. 지역 현안들에 대한 입장도 따로 있을 것이다. 후보가 확정되지 않아 아직은 변수가 많다. 구체적으로 발표하기는 이르다. 후보가 확정되면 공개한다. 그럼에도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공약의 중점은 '대구 경제 활성화'다. 대구는 기계, 제조업, 자동차 부품이 중심인데 현재 너무 어려워졌다. 대구가 '대한민국 AI(인공지능)·로봇산업 대표 도시'가 되도록 기존의 지역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예산과 관심을 쏟아붓는다는 기조다.
친명(친(親)이재명), 반명(반(反)이재명) 당내 대립에 '수박'(파란 겉, 빨간 속 수박. 민주당이면서 국민의힘 성향 멸칭) 논쟁까지. 후유증과 갈등 지역에서 봉합? 화합 노력은?
허소: 대구에서는 그러한 논쟁, 계파 갈등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하지 않았다. 대구는 민주당의 기반 자체가 다른 곳보다 약한 곳이라 노선과 방향 갈등은 뜬구름 잡는 소리다. 한 표라도 더 받고,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구체적인 실천을 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어떻게 해보겠다' 실제로 일하는 사람이 중요하다. 위원장이 된 이후 그러한 문화 풍토를 만드는 노력을 했다. 계파나 성향이 중요하지 않다. 실제로 일을 잘하고, 잘 할 수 있는 사람 중심으로 시당을 운영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갈등과 논쟁에서 멀어졌고 통합이 된 것 같다. 일을 잘 하는데 성향이 어떻다 저렇다해서 배제하지 않았다.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 2017년 비슷했지만 당시 문재인 후보 대구 득표율 21.76%. 3년전 제20대 대선 이재명 후보 득표율 21.60%. 최근 각종 여론조사 민주당 대구 지지율 20% 안팎. 이 후보 20%대. 대구시당 대책은?
허소: 대구 민주당 지지율은 20%대 초반, 정권교체를 바라는 여론은 20%대 후반, 탄핵 찬성 여론은 30% 중반대다. 민주당에 대한 대구 유권자들의 기본 정치 지형이다. 35%가 최대치다. 경제든, 개헌이든, 정치 발전과 부패 방지를 위해 정권이 바뀌는 게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이 정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이유로 정권을 바꾸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정권교체 바람이 민주당 후보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특단의 대책? 대구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 설득력 높은 경제 정책으로 신뢰감을 얻어 돌파하는 게 현재로선 대책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 대선 공약들 보며 시민사회에서 '우(右)클릭' 우려의 목소리 나와.
허소: 민주당은 계층적으로 보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다. 그 다음이 평화와 민주주의, 국가 균형발전이 우리 당 근간이다. 경제민주화라는 큰 방향 아래 개별 정책에 있어서 오랫동안 분배와 성장을 함께 추구했다. 현실에서 작동하는 정책을 시간과 장소를 구별해 실현시켰다. 성장과 분배는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우리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권을 거치며 둘다 실천했다. 그래서 우리 경제가 더 강해졌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재분배만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념화해 비판하니 오해가 사실처럼 굳어졌다. 진영, 좌우 프레임에 갇혀선 안된다. 그런 기준도 군사독재 잔당들이 본질을 가리기 위해 본인들이 우파나 보수로 꾸민 것이다. 국민의힘이 무슨 보수고 우리(민주당)가 좌파인가? 돌이켜보면, 국민의힘 역대 정부가 시장경제를 제대로 했나? 민주주의를 제대로 했나? 한미동맹도 민주당 정권에서 더욱 수준이 높아졌다. 남북관계도 당장 통일이 불가능하니 평화적으로 공존하자는 것이다. 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도 한반도에서 군사적 갈등을 관리해야 한다.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정상적 정치세력이고 지도자다. '전쟁을 하자', '핵무기를 보유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정말 무책임하고 위험한 자다.
지방소멸 심각. 대구뿐 아니라 비수도권 지역 대부분 위협 받아. 민주당 대선 공약은?
허소: 지방소멸 국민의힘만의 탓이 아니다. 대구가 어려운 것도 국민의힘 탓만은 아니다. 우리도 3번이나 집권한 정당이니 성찰할 게 있다. 또 지방소멸이라는 게 국내적 요인만 있는 게 아니라, 글로벌경제 재편 등 대내외 환경 변화 탓도 있다. 누구를 탓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을까 태도와 자세가 중요하다. 그런면에서 한국 지방 대도시들 직면한 문제는 심각하다.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을 수십년간 정치적으로 독점하는 것이 깨지지 않으면 안된다. 다양성 없는 도시, 대구의 매력은 점점 저하된다. 쇠퇴 속도는 더 빨라진다. 문화와 환경을 바꾸기 위해 우리도 노력할 것이다. 시민 의식을 변화시키는 게 먼저다. 가끔 광주와 대구를 비교하는데 적절하지 않다. 광주와 대구는 역사성도 규모도 다르다. 인구로 봐도 광주는 우리의 절반 수준이다. 역사적 큰 아픔이 있는 도시와 비교하는 프레임은 옹졸하고 비겁하다. 비교하려면 서울, 도쿄, 뉴욕, 베를린, 상하이, 두바이 등 더 큰 도시와 비교하며 성장을 해야 한다. 대구의 정치적 다양성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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